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동네안과마다 매일 평균 5~6명씩 환자가 찾아올
정도로 눈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눈병은 환절기감기를 동반한 유행성 각막염 및 결막염,
인후결막염, 꽃가루 등에 의한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이다.

유행성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8형,19형)에 의한 것으로 가족중
한사람이 걸리면 온가족이 걸릴 정도로 전염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남녀노소 구별없이 감염되며 대개 1주일의 잠복기를 지나 한쪽눈에서
다른쪽 눈으로 눈병이 옮겨지는 양상을 띤다.

이 질환에 걸리면 갑자기 눈이 붉어지고 눈물이 많이 나며 특히 눈에
티끌이 들어간 것처럼 몹시 껄끄러운 느낌을 갖게 된다.

어린이에게 전염되면 귀밑과 턱밑에 있는 임파선이 붓고 감기증상도
나타날수 있다.

이 병은 2차 세균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광범위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외에
특별한 치료는 없다.

처음 1주일동안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점차 심해지다가 2~3주일
지나면 자연히 낫게 된다.

어린이들의 경우 봄철 감기로 인한 인후결막염에 걸려 소아과를 거쳐
안과진료를 받는 사례가 잦다.

이 질환은 주로 목감기를 일으킨 아데노바이러스(3형, 4형, 7형)가
인후에서 눈으로 번지면서 섭씨 39~40도의 고열, 인후통증및 급성결막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 질환도 해열진통제및 항생제 투여 말고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고 대개
10일이면 자연치유된다.

이같은 눈병에 걸리면 2~3일에 한번씩 안과에 들러 합병증 발생에 대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안과(강동구 성내동) 안기정전문의는 "유행성각.결막염등 바이러스에
의한 눈병에 걸렸을 경우 함부로 눈에 자주 안약을 넣으면 빨리 낫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보통 하루에 4회이상 넣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한다.

세수할때도 눈을 감은채로 물이나 비눗물이 결막에 닿지 않게 하고 같은
식염수로 씻다보면 바이러스가 계속 머물게 되므로 주의하라고 권한다.

안전문의는 "가렵다고 눈을 비비는 것은 절대금물"이라면서 "안대를 착용
하는 것도 증상을 악화시킬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이들 눈병은 환자와의 접촉은 물론 수건 세숫대야 수도꼭지 문손잡이
등으로 전염되므로 손을 자주 씻고 물건을 따로 쓰며 소독및 세척을 자주
해줘야 전염의 위험성을 낮출수 있다.

여러 사람이 접촉하는 물건을 만진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도록 주의하고
특히 어린이들은 흙장난으로 더러워진 손이 눈에 닿지 않게 보살피고 손을
자주 씻어줘야 한다.

또 봄이 되면 겨우내 취약해진 인체가 알레르기성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게 된다.

봄철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은 주로 오리나무 너도밤나무 개암나무
참나무 자작나무 소나무 떡갈나무 등의 꽃가루와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
등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이 시고 가려움과 심하면 충혈과 함께 끈적한
눈곱이 나타난다.

가려워 눈을 심하게 비빌 경우 각막이 상하거나 하얀동자가 탁구공처럼
부풀어 오른다.

이 병은 알레르기성물질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어려운 일이다.

크로몰린제제 등을 쓰면 가려움증은 어느 정도 가라앉으며 냉찜질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인제대 의대 유진형교수(안과)는 "스테로이드제제를 마구잡이로 사용하면
안압을 상승시켜 녹내장과 시신경위축을 초래할수 있으므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면서 "알레르기가 심한 여성은 봄철에 눈화장을 절제
하고 기초화장품이라도 속눈썹주위의 피부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