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라도 좋다, 아니라도 좋다"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의 캐치프레이즈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산악자전거(MTB)가 전국에서 개화하고 있는 벚꽃,
튤립등의 꽃소식과 함께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찌든 도시의 잿빛 도심을 벗어나 따스한 봄볕아래 자전거를 타고 산야를
누비면서 자연과의 대화를 시도해보면 자연히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몸과
마음도 맑아진다.

자전거만 있으면 비용도 전혀 들지않아 금상첨화다.

MTB (Mountain Bike)란 말 그대로 산악자전거.

자전거를 타고 산악길을 오르내리고 오솔길 자갈길 덤불숲 등을 달리는
레저스포츠다.

일반 자전거가 접근할수 없는 곳을 자신의 체력과 정신력으로 정복하는데서
얻는 성취감과 활력을 길러주는 것이 산악자전거의 매력.

1974년 미국의 자전거레이서 게리 피셔가 실용자전거를 개조하여 첫선을
보인 산악자전거는 이후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 시작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96애틀랜타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보급되기 시작, 현재 전국에 1만여명의
동호인들이 산악자전거를 즐기고 있다.

특히 비포장도로 진흙탕길등 어디든지 달릴수 있어 지방에서는 중고교
학생들의 통학수단으로 각광을 받기도 한다.

산악자전거는 보기보다 힘들이지 않고 탈수 있다.

일반자전거나 사이클은 경사진 곳을 오르는데 힘이들지만 21단, 24단의
변속기어를 갖고 있는 산악자전거는 기어를 자유롭게 조작하면서 쉽게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체력소모가 적다.

몸체도 가볍고 견고해 계단처럼 오르기 힘든 코스에서는 어깨에 짊어질수
있다.

산악자전거는 비포장도로를 주행하는 탓에 반드시 기초적인 기술을 익히고
타야 한다.

출발시 기어조작, 주행자세, 브레이킹 그리고 코너링등 사전에 충분한
훈련이 있어야 안전하게 산악자전거를 즐길수 있다.

특히 산길등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중심이동 연습을 잘해야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있다.

전국에 20여개에 달하는 동호인 단체들이 수시로 강습회를 열기 때문에
이곳을 찾아가면 초보기술을 쉽게 익힐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산악자전거 코스로 개발된 곳은 주요 스키장을 비롯 서울
서초구 우면산과 남산순환도로, 서대문구 안산, 수원의 광교산, 온양의
광덕산, 용인 자연농원, 가평과 양평 그리고 강원도 춘천 일대이다.

그러나 이밖에도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악지형이기 때문에 전국의
이름난 산들이 모두 좋은 코스가 된다.

그밖의 구릉지대나 들 산등에서도 거의 모두 산악자전거를 탈수있다는
얘기이다.

매주 토요일 한강고수부지에서 산악자전거 무료강습회를 열고있는 권영학씨
(32.MTB하우스 대표)는 "최근들어 주부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면서 특히
지난해 개최된 각종대회에는 가족단위 출전자들이 많았다"며 "올들어서는
삼성 IBM 현대자동차등 대기업에서도 단체강습을 의뢰하는등 산악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산악자전거의 장비로는 자전거외에 헬멧과 무릎및 팔꿈치 보호대가 필요
하다.

산악자전거를 구입할때에는 규격 품질 용도 가격등을 잘 점검하고 선택해야
한다.

수평을 이루는 핸들의 모양,두터운 타이어의 크기와 모양새를 확인만 하면
쉽게 구별할수가 있다.

카본 알루미늄 티타늄등의 강하고 가벼운 소재를 이용해 가볍고 튼튼하게
설계됐으며 프레임이 굵은 자전거가 좋은 것이다.

또 산악자전거는 이동하기에 편해야되기 때문에 앞.뒷바퀴 분리형을 구입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격은 10만원대부터 수백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일반인들이 편안히
즐길수 있는 산악자전거는 3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안전운행에 있어서는 헬멧도 필수용품.헬멧도 여러가지가 있지만 생활용품
검사소의 사전검사에 통과된 제품을 착용해야 안전하다.

가격은 6만원선.

< 김형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