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5대총선은 지역할거주의가 뚜렷한 가운데 신한국당이 수도권에서, 자
민련이 충청권과 대구에서 약진한 반면 국민회의와 민주당의 참패로 나타났
다.

지역주의는 3김의 아성에서 무더기 몰표가 나와 한국정치의 고질적인 병폐
라는 점이 다시한번 입증됐다.

신한국당의 선전이 가능했던 것은 수도권, 특히 그중에서도 서울에서의 압
승으로 요약된다.

서울의 47석중 과반수이상을 차지했다.

신한국당출신의 이명박 홍준표 이재오 이신범등 정치신인들이 대거 의회에
진출했다.

특히 박성범 맹형규 이윤성등 앵커출신의 신인들이 당선됐다.

서울에서 정치신인들이 대거 당선된데 반해 국민회의의 기존정치인들이 탈
락, 국민회의가 참패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국민회의의 이종찬, 정대철, 장석화, 한광옥등 다선의원들의 탈락이
눈에 띄었다.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한데다가 안정희구심리가 크게 작용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율이 극히 저조했던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고 볼수 있다.

기존 정치에 거부감을 느낀 유권자들은 일부는 기권으로 의사를 표명했고
투표에 참가한 부류는 정치신인들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신인들이 선전을 보인 것은 야권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회의 김민석, 설훈, 추미애 등이 국회에 진출한 것은 이같은 요인이 영
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치신인들의 대거 등장은 "세대교체를 통한 정치개혁"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운영에도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서울에서 신한국당이 우세를 보인데는 유권자들이 "여소야대"에 따른 정
국불안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야당이 주장했던 "견제론"보다는 여당이 주장한 "안정론"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정국불안에 따른 경제불안을 더이
상 원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수있다.

이같은 서울에서의 신한국당선전은 경기.인천지역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경기지역의 의석 38석중 역시 과반수이상을 차지했으며 인천에서는 압도적
인 승리를 거뒀다.

특히 인천과 경기북부지역에서의 압승은 정치신인들의 등장과 함께 선거를
눈앞에 두고 발생한 북한의 "비무장지대 불인정"선언이 영향을 크게 미친 것
으로 분석된다.

강원지역에서 신한국당이 선전을 보인 것도 북한변수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
된다.

특히 강원지역에서는 신한국당이 자민련바람의 차단을 위해 한승수비서실장
을 투입하는등 인물위주의 공천을 한 전략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신한국당과 함께 대약진을 보인 자민련의 경우 JP의 아성인
충청권에서 대부분 압승을 거둔데다 반YS정서가 강한 대구지역에서 우세를
보여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자민련은 원래 강원-충북-대구.경북으로 이어지는 소위 "동부벨트"에서의
석권을 목표로 했었다.

그러나 강원과 경북에서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뿐 충북 대구에서 선전, JP
바람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줬다.

자민련은 또 경기지역에서도 몇석을 건져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국민회의의 참패는 기존정치인들이 신한국당의 정치신인들에게 수도권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 최대의 원인이다.

여기에 대통령 4수에 도전하는 DJ에 대한 수도권유권자들의 반감이 참패를
불러일으킨 요인으로 지적된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감이 DJ로 대표되는 국민회의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
된다.

민주당의 참패는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보여준 지도력부재 등이 감표요인
으로 작용했다.

정권을 담당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 개혁성향이 강한 인사들도 고배를
들었다.

참신한 인사들을 선호하는 유권자들의 성향이 신한국당으로 이동, 민주당의
참신성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패배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원내교섭단체구성에 필요한 의석확보에도 실패, 결국 공중분해의
운명을 맞이했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