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 = 김흥구 특파원 ]]

96 매스터즈 골프대회 (11~14일.오거스타내셔널GC)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금으로부터 딱 10년전인 1986년 매스터즈는 "아무도 예견 못했던"
잭 니클로스의 우승 스토리를 갖고 있다.

당시 46세의 잭 니클로스는 최종라운드 후반 9홀에서 6언더파 30타를
치며 "가장 드라머틱한 역전승 및 최연장자 우승"이라는 "역사"를
이뤄냈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금년대회를 "니클로스 우승 10주년 기념 대회"로
까지 일컬으며 그의 기념비적 우승을 돌아보고 있다.

이번 매스터즈 시리즈는 우선 86년 대회를 되돌아보며 "오거스타
골프가 얼마나 숨막히는가"를 살펴본다.

<>.86년의 니클로스는 "늙은 곰"이었다.

그는 당시 상금랭킹이 맨 바닥권인 160위였고 80년이후 메이저우승이
없었다.

골프라이터들은 그를 "황혼녁의 황제"로 취급했고 플레이 자체도 특히
퍼팅의 집중력이 없어지며 "46세 수준"이었다.

골프계의 모든 사람들은 니클로스의 우승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

최종 4라운드 8번홀까지도 그의 플레이는 평범했다.

그는 중간합계 2언더파로 선두 그레그 노먼에 무려 5타나 뒤져 있었다.

그가 9번홀 (파4) 버디퍼트를 앞두고 있을때 8번홀 (파5) 쪽에서
오거스타를 진동하는 함성이 터졌다.

세베가 약 70야드 어프로치를 그대로 넣으며 이글을 잡은 것.

선두가 된 세베와는 6타차였다.

그러나 니클로스는 캐디를 하던 그의 아들 재키에게 말했다.

"내가 여기서 함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버디를 잡으면) 나에게도
기회가 있을꺼야" 니클로스는 "어디선가 몰려오는 느낌대로" 9번홀
버디에 성공했고 10, 11번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추가했다.

선두와는 3타차로 좁혀졌다.

스토리는 그때부터 였다.

세계에서 가장 어렵고 정밀한 파3홀이라는 12번홀 (155야드)에서
니클로스는 볼을 당기며 2온2퍼트 보기를 했다.

보통의 골프흐름이나 그의 나이로 보면 니클로스는 거기서 사라져야
했다.

그러나 니클로스는 저 유명한 아멘코너 (래스라는 개울물을 끼고 도는
11~13번홀 지역)를 다시 정복했다.

그는 파5인 13번홀에서 세컨드샷으로 개울을 넘기며 2온2퍼트 버디를
노획했다.

14번홀(파4)은 파.

<>.하이라이트는 15번홀 (파5,500야드)이었다.

그는 핀까지 202야드의 세컨드샷을 남겼다.

물론 그린 전방은 물.

"안전한 3온이냐 아니면 2온후 이글을 노리느냐"에서 니클로스의 선택은
두말없이 2온이었다.

그의 4번아이언샷은 홀컵 3.6m에 안착했고 "현대골프에서 가장 유명해진"
그 이글퍼트를 성공시켰다.

선두 세베와는 2타차.

이 순간 중계하던 CBSTV 골프앵커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떨렸고 모든
갤러리들은 숨막히는 감격을 가누기 어렵게 됐다.

16번홀 (파3,170야드)에서 5번아이언을 친 니클로스는 날라가는 볼을
보는 대신 엎드려 티를 줏으며 나직히 자신에게 속삭였다.

"됐어"

그의 볼은 홀컵에서 불과 3피트 (약 90cm)에 붙었고 다시 버디였다.

17번홀 (파4,400야드)에서 다시 3.3m버디 퍼트를 앞두고 있을때 아들
재키가 말했다.

"오른쪽으로 좀 흐르겠는데요"

그러나 니클로스의 대답은 "아냐, 스트레이트로 봐야 돼"였다.

그것은 경험의 소산이었다.

니클로스는 오거스타의 경사가 언제나 래스 개울물쪽으로 흐르는 것을
알고 있었다.

18번홀 (파4)을 파로 막은 니클로스는 후반 6언더파 30타로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이날은 7언더파 65타로 4라운드 합계는 9언더파 279타였다.

<>.그의 유일한 추격자는 그레그 노먼이었다.

노먼은 14번홀부터 17번홀까지 그 역시 "드라머틱하게" 4연속 버디를
잡으며 니클로스와 동률 선두였다.

그러나 노먼은 18번홀에서 4번아이언 세컨드샷이 오른쪽 관중쪽으로
날며 쓰라린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니클로스의 당시 후반 9홀 플레이는 "가장 위대한 백나인 스토리,
최고의 우승 피니시"로 불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