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이봉구특파원]

"북한을 여행하려면 쌀을 지참하세요"

조총련계로 추정되는 한여행사가 북한관광단을 모집하면서 쌀을 기부해야
한다는 유례없는 조건을 붙여 북한의 식량부족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입증해주고 있다.

도쿄 시부야구에 본사를 둔 저팬그레이스(주)라는 여행사는 북한방문여행객
을 모집하면서 29만8천엔의 여행비외에 1인당 5kg 이상의 쌀을 지참토록
하고 있다.

회사측은 쌀을 지참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북한의 식량사정이 좋지 못한
만큼 위문차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하면서 식량난을 겪는 곳에서 식사를
하는데 대한 ''미안함''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

''평양크루즈''란 이름이 붙은 8박9일일정의 이여행은 오는8월10일 여객선
편으로 니가타항을 출발해 18일 니가타항에 되돌아오는 것으로 돼있다.

북한에서는 원산 금강산 평양 개성 판문점등을 관광할 예정이다.

이회사는 지난달 이미 두차례에 걸쳐 여행설명회를 열었으며 앞으로도
4차례의 설명회를 더 개최해 약 3백명의 여행객을 확보할 계획이어서
예정대로라면 북한은 1백50 이상의 쌀을 조달할 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