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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창] 궁지에 몰린 일 TBS .. 이봉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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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민영 TBS가 방송도 하기전에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해 살인사건을
    유발한것으로 밝혀지자 일본열도가 들끓고 있다.

    더욱이 지하철사린가스사건으로 세계적 악명을 날린 옴진리교교단에
    테이프를 공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TBS는 따가운 여론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담당프로듀서를 해고하고
    전임원을 감봉처분했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불을 끌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장이 나서 "무조건 잘못됐다"며 대국민사과 성명을 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것은 지난89년11월에 일어났던 옴진리교의 사카모토
    변호사가족살인사건 재판.

    이과정에서 피고인 옴진리교의 한 신자가 "TBS가 방영예정이던 테이프에서
    사카모토변호사가 교주를 비판하는 것을 본뒤 일가를 살해했다"고 밝힌 것.

    사건경위는 이렇다.

    옴진리교측은 89년10월27일 TBS가 "옴진리교피해자모임" 관계자들의 발언
    내용을 방영할 예정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긴급히 TBS를 방문했다.

    격렬히 항의하면서 방영내용을 보여줄 것을 요구한 것은 물론이었다.

    항의가 드세지자 TBS측은 일방적으로 방영하는게 무리라고 판단,
    비디오테이프의 내용을 보여줬다.

    그리고는 방송계획을 아예 포기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옴진리교측은 사카모토변호사가 교단의 신격인 존재인
    아사하라교주를 거세게 비방했음을 알게됐다.

    그리고는 11월4일 1년2개월짜리 갓난애기를 포함한 가족 3인을 죽이고
    만것.

    TBS는 비디오를 보도이외의 목적에 사용했을 뿐아니라 취재원이나 정보원을
    보호하지도 않았다.

    문제를 더욱 꼬이게한 것은 TBS측의 책임회피.

    지난해 10월 이미 일본TV에서 "TBC가 옴진리교간부에 취재테이프를 보여
    줬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TBC측은 "옴진리교간부들이 방문했던 사실조차 없다"며 "사실무근"
    으로 일축했었다.

    지난2월말 비디오공개여부가 또다시 논란을 빚자 "비디오를 보여준 기억이
    없다"고 번복했다.

    "방문한 적도 없다"는 내용을 "통상적으로 있는 항의수준정도로 생각했다"
    는 것으로 수정했다.

    결백을 밝히겠다며 "사외인사까지 포함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옴보도전반
    을 점검하겠다"고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옴진리교측의 비디오내용을 기록한 메모내용이 발견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급기야 은폐사실을 시인하고 머리 숙여 국민앞에 사죄했다.

    이번 사건은 TBS의 공신력은 땅바닥에 떨어졌다.

    비리를 밝히기는 커녕 오히려 은폐하려 했던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여타언론사들은 TBS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급기야 우정성이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사례는 언론의 취재원보호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극명히 보여
    줬다.

    언론이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 것이기도 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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