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효성, 한솔-데이콤 연합에 대해 재계는 무척 의외로 받아들이면서
"이익만을 좇은 이합집산의 산물"로 평가하고 있다.

당사자들은 이번 연합에 대해 "가장 이상적인 컨소시엄"이라고
주장하지만자신의 이익을 위해 억지로 끼워맞춘 듯한 모습이 곳곳에
들어있다는 지적이다.

금호와 효성은 동등지분참여, 한솔은 단독경영권확보, 데이콤은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30%영업권할당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이익을 차지하기 위해 금호 효성 한솔 데이콤등 비장비업체 4사가
연합을 둘러싼 3주간의 "숨바꼭질"을 벌인 셈이다.

연합논의가 급반전을 거듭한 기본적인 배경도 "이익극대화"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지난21일 한솔이 효성과, 그다음날 금호는 데이콤과 연합키로
했다고 발표한 후에도 서로 상대방 파트너와의 접촉을 계속했었다.

이때문에 최종 짝짓기는 "파트너 교체"로 마무리된 것이다.

이번 연합결성에서 가장 혼란을 불러일으킨 기업은 데이콤이다.

데이콤은 지난 27일 저녁까지도 한솔과 금호-효성간을 오가며 협상을
벌였다.

데이콤이협상과정에서 내세운 조건은 3자연합을 통한 소유경영분리,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영업권의 3분의1이상 할당이었다.

데이콤은 3자연합이 가능한 금호-효성연합과 영업권보장을 내세운
한솔을 놓고 고심했다.

데이콤은 결국 한솔과 손을 잡고 전국영업권의 31%를 확보하는 쪽을
택했다.

곽치영부사장은 소유와 경영분리조건의 포기에 대해 "대주주가
주도적으로 경영을 끌고 나가는 것이 경쟁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정보통신전문가가경영을 맡게돼 이 취지를 살릴수 있게됐다"고 해명했다.

이번 연합의 앞날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금호와 효성은 핵심요소인 영업권분할에 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효성은 이문제에 관한 이견으로 한솔과의 연합을 파기했었다.

한편 이들 4개사가 모두 참여하는 대연합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가능성이 없다는 뜻을 보였으며 통신장비제조업체인 대우와의 제휴
가능성은 금호-효성쪽만 "기술육성에 도움이 된다면 할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정건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