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물가 국제수지등 이른바 경제의 세마리토끼중 국제수지만 예상
궤도를 벗어날 조짐이다.

당초 우려와 달리 경기연착륙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물가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경상적자는 1-2월 두달만에 연간적자전망치(50억-60억
달러)의 절반을 까먹고 기세좋게 늘어나고 있다.

이로인해 경상수지관리가 올 한국경제의 최대과제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
된다.

1-2월 적자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은 수입급증에 따른 무역적자확대와
기술료지급액급증등으로 인한 무역외수지적자누증이다.

수입부문에선 원유를 비롯한원자재와 설특수와 관련된 소비재가 증가세를
주도, 1-2월중 수출증가율보다 2%포인트 높은 2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무역외부문에선 기술도입대가지급액 외화증권발행이자지급액등이 늘어남에
따라 1-2월중 적자규모가 전년동기대비 3억달러이상 증가했다.

이같은 요인으로 인한 경상적자확대에 대해 한국은행은 "심각한 단계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김영대 한은조사담당이사는 "수출이 중화학공업제품을 중심으로 견실하게
늘고 있는데다 지난 1월처럼 설비투자를 위한 자본재수입증가로 전체수입이
확대돼 경상적자규모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환율이 절상압력을 받음에 따라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시장개방의 파고를 타고 소비재수입급증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원화는 228일 현재 달러당 7백82원40전으로 작년말보다 1% 절하(원화가치
하락)됐다.

그러나 같은기간중 일본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3%나 절하돼 한국기업들은
일본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환율절하혜택을 덜 누리는데다 외국인주식투자
한도확대조치로 자본유입이 크게 늘 경우 절상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
된다.

업계관계자는 "아직은 수출증가세가 빠르지만 앞으로 환율이 점차 수출
증가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관계자는 "정부가 환율안정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입부문에선 그동안 증가세를 주도해온 자본재수입이 둔화되고 있으나
소비재는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와 적자확대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자본재수입증가율은 지난 1월 31%에서 2월에 5.4%로 낮아진 반면 소비재
(식료포함) 수입은 2월에도 30%에 가까운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경상적자규모를 50억-60억달러, 한국은행은 62억달러로 전망
했었다.

전문가들은 지금같은 추세라면 연간적자규모가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안정성장이라는 경제운영목표달성에도 짐이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초부터 불안감이 짙은 경상수지가 경제운영에 부담을 줄 만큼 확대되지
않도록 환율안정과 불요불급한 수입억제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김성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