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가 시중은행 지방은행등 13개 비씨카드사 회원은행들이 지금까지
한 은행에서만 발급받아왔던 비씨카드를 올 가을부터 복수발급키로 결정,
업계에 논란이 일고있다.

예컨대 조흥은행에서 비씨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은 제일 한일은행등에서
비씨카드 추가발급이 현재 불가능하나 앞으로는 최대 13장까지 발급받을수
있게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비씨카드사는 최근 회원사 카드담당임원들이 참석한
이사회에서 오는 9월1일부터 전 회원사가 중복발급을 시작, 카드사용한도를
2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회원들은 현재 한 은행에서만 발급이 가능했던 비씨카드를 최대
13장까지 발급받을수있고 월간사용한도액(20만~5백만원)과 현금서비스한도
(40만~50만원)도 각각 2배로 늘어난다.

비씨카드사는 지난 82년 정부의 주도로 조흥 상업 주택 기업 부산 대구
농협 등 13개 금융기관이 출자,설립된 연합체성격의 카드사이다.

비씨카드사는 이번 결정이 회원의 불편을 해소키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복수발급은 거주지나 직장이동으로 거래은행을 바꿀 필요가 있는
회원들의 불편을 없애준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카드업의 후발주자인 지방 회원은행들의 불만을 다독거릴 필요가
있다는 점도 내세우고있다.

이에대해 국민 삼성등 여타 카드사들은 비씨카드 중복발급과 사용한도
증액이 몰고올 부작용을 우려하고있다.

이들 카드사는 우선 비씨의 13개 회원사간 회원확보경쟁이 격화, 업계
전반에 과열경쟁을 초래할것이라고 전망하고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비씨회원사간 경쟁은 그동안 업계가 추구해온 내실
경영기조를 파괴, 무분별한 카드발급경쟁을 몰고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직 신용사회가 정착되지못한 상황에서 사용한도가 대폭 늘면 파산자가
속출하고 통화량이 팽창되는등 사회경제적인 문제점을 드러낼것이란 지적도
나오고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사용한도와 현금서비스를 일시에 2배로 늘릴 경우
악성연체 불법대출등이 급증할것"이라며 "이는 비씨회원사만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계 전체로 파급될것"으로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회원이 거래은행을 옮길 필요가 있을땐 교체발급으로
충분한만큼 회원편의를 위해서라는 비씨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