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금융서비스로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상호신용금고들이 최근 전자금융쪽에서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CD (현금자동지급기)와 ATM (현금자동입출금기)의 도입, 은행권과 연계한
펌뱅킹 구축, 금고공동전산망의 개발등이 그 주요한 내용이다.

금고들이 전자금융분야를 적극 개척하고 있는 이면에는 첨단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서는 금고들이 살아남을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곽후섭 전국상호신용금고연합회장은 "은행은 폰뱅킹이다, 전자화폐다 해서
앞서가고 있는데 금고들은 지점신설이나 수표발행이 금지되어 있을 만큼
낙후돼 있다"며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금고가 생존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산화와 자동화등을 이용한 고객서비스 개선뿐"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신용금고는 설립이후 최악의 경영난에 봉착해 있다.

"사고"로 인한 위기가 아니라 "경쟁력 약화"로 인한 위기상황이라는 것이
금융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금리자유화의 여파로 금고의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수신금리 차이)은 현재
2.7%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 예대율(수신중 대출해준 비율)은 2월말현재 94.4%로 떨어졌다.

이 두지표는 90년대들어 사상최저 수준이다.

또 지난해말 기준으로 대출해준 돈중에서 회수가 안되거나 어려운 불건전
여신은 5%대를 넘어섰다.

대출해주지 못해 신용관리기금에 맡기거나 콜론으로 돌리는 이른바 여유
자금은 1조5,000억원을 넘는다.

이런한 금고의 영업위기는 저금리시대를 맞아 적절한 금리조정을 하지
못한데 있다고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시중금리의 추이를 파악해 자금조달코스트를 낮추고 대출금리를 이에
맞추는 탄력적인 가격정책을 세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규모의 대형화로 밀착경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데서도 그 원인을
찾기도 한다.

예금자수가 1만명이 넘는데 어떻게 밀착경영을 할수 있느냐는 소리가 일선
영업담당자들의 하소연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금고들이 전자금융체제 구축에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위기상황에 공동 대처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금고들이 구축하고 있는 전자금융서비스의 핵심은 고객이 원할경우 언제
어디서든지 입출금을 가능토록 하는 것이다.

은행과 같은 정도의 편리함으로 기존 고객의 이탈을 최대한 방지하는
한편 은행권보다 높은 보통예금금리로 은행권 고객들을 상당수 흡수한다는
전략이 전자금융체제의 도입배경이다.

전자금융의 최종목표는 금고공동전산망을 구축함으로써 전국 236개 금고를
하나로 묶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금고는 여수신 각각 30조원에 달하는 거대 금융기관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CD.ATM을 가동함으로써 예대마진이외의 수수료 수입을 늘리고 수도세나
전화료등 각종 공과금 수납을 통해 저코스트 자금 유치가 가능해진다.

현재 금고들이 추진하고 있는 전자금융의 줄기는 크게 세갈래.

<>CD,ATM 도입 <>은행과 연계한 펌뱅킹 구축 <>금고공동전산망 구축등이다.

CD는 지난 90년초 강원도의 원주금고에서 가동하기 시작한 이후 서울의
우풍 해동등 현재 46개 금고가 영업점내에 CD를 설치했다.

우풍금고는 지난 95년 10월부터, 해동금고는 지난 2월부터 한국컴퓨터와
계약을 맺어 지하철역 호텔등지의 옥외CD를 이용할수 있도록 했다.

옥외 CD를 이용할때 수수료는 전액 금고측에서 부담하고 있다.

출금뿐아니라 입금도 가능한 최첨단기기인 ATM도 서울 국민, 경기
구리금고등 8개금고에서 가동하고 있다.

금고들이 은행과 연계해 금고에서 은행으로, 은행에서 금고로 송금이
가능토록 하는 펌뱅킹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1일 현재 쌍방향간 송금이 가능한 펌뱅킹을 실시하고 있는 금고는 서울
한중, 부산 신세계, 인천 한국등 모두 150여개에 달한다.

한중금고는 대동은행과, 신세계금고는 동남은행과, 한국금고는 한일은행
등과 각각 펌뱅킹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서울 동부금고가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부금고의 펌뱅킹은 금고에서 은행으로의 송금뿐 아니라 은행에서
금고카드로 돈을 찾을 수있어 업무영역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는 늦어도 4월초에는 은행에서의 입출금, 자금이체, 공과금수납이
가능해지는등 본격적인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경북 포항금고도 지난 15일 대동은행을 통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경기 한보, 한남금고등도 4월중에 동남은행을 통해 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동남은행이나 대동은행등 5~6개 시중은행이 금고펌뱅킹에 적극 나서고
있어 올해안에는 50여개 정도의 금고가 펌뱅킹서비스를 펼 것으로
금고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금고들이 계획하고 있는 것은 올해안에 금고공동전산망의 가동이다.

지난해 초부터 작업을 펴고있는 금고공동전산망계획은 현재 1단계가 끝나
신용관리기금과 금고간 전산망을 연결하는 2단계가 끝나면 금고 고객들은
전국의 어느 금고에서나 입출금및 송금이 가능해진다.

오는 98년말께는 금고공동전산망을 금융결제원의 은행공동전산망과 연결할
예정으로 있어 금고고객들도 금고이용에 따른 불편을 완전히 떨쳐 버릴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