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돌아와 일교차가 심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몸이 나른해지면서
신체리듬이 깨지기 쉽다.

''춘곤증''은 질병은 아니지만 평소 건강상태가 어떤가를 뚜렷이 드러나게
하는 바로미터가 된다.

춘곤증의 대표적 증상은 만성피로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두통 현기증
등이다.

드물게는 불면증과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봄철 피로의 가장 큰 원인은 피부온도의 상승 때문이다.

인체는 체내에서 생성된 만큼의 열(복사열)을 밖으로 내보내야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할수 있다.

기온이 올라간만큼 피부체온도 올라가야 두 온도간에 일정한 격차를 유지,
체내의 열을 방출할 수 있다.

따라서 봄철에는 피부체온을 높이기 위해 홍조현상이 일어나는 반면
내장이나 근육의 혈액량은 줄어든다.

결국 피부의 혈액순환이 늘어남에 따라 피부온도가 높아져 이유없이 온몸이
나른해지고 피곤한 춘곤증이 나타나게 된다.

봄이 되면 자연히 활동량이 늘어나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등 각종 영양분의
필요량이 늘어나게 되는데 겨우내 충분한 영양섭취를 못한 것도 그 원인.

또 밤이 짧아져 휴식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긴장됐던 근육이 이완돼 무기력
해지는 것도 이유다.

활발해지기 시작한 신진대사로 인해 노폐물이 쌓이게 되고 이를 빨리
배출시키기 위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함으로써 체력 소모가 심해지기 때문
이라는 설명도 있다.

이러한 신진대사 균형의 파괴는 두통과 현기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춘곤증은 대체로 추위를 많이 타거나 위장이 약한 사람, 겨울의 과로가
누적된 사람에게 잘 발생하는 것도 한 특징.

이런 피로를 이기려면 적당한 수면 운동 식사 여가활용을 통해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밤잠을 설쳤거나 낮에 너무 졸리면 잠깐 단잠을 자는 것이 좋다.

다만 10~20분 취하는 토막잠은 육체피로를 덜어주는 효과는 있지만
정신피로 회복에는 역부족이므로 논리와 창의가 요구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일수록 반드시 정상적인 수면리듬을 갖도록 흡연 음주 낮잠 카페인음료
취침전 운동과 같은 숙면방해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일에 잠만 자면 오히려 다음날 더 심한 피로를 느끼므로 규칙적인 생활
유지에 힘써야 한다.

각자에 맞는 유산소 운동을 한다.

운동부족도 피로를 느끼게 하는 한 원인이다.

운동을 통해 겨우내 운동부족으로 약화된 근육을 단련하고 허리조직 긴장을
풀어 혈액순환과 기분을 좋게 유지한다.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

아침에 식사를 거르고 출근하면 허기진 상태에서 오전 근무에 의욕이
떨어지며 점심의 과식은 춘곤증을 가중시킨다.

살코기 생선 콩등 단백질이 듬뿍 들어있는 식품과 비타민 A, C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현미 보리 콩 팥 수수 조등을 섞은 잡곡밥과 상추 당근 풋고추 호박 오이
미나리 열무 풋마늘 양파 쑥 원추리 냉이 달래 두릅 더덕 돌나물 도라지등이
춘곤증 예방과 원기회복에 좋은 음식으로 이를 골고루 섭취하도록 한다.

스트레스는 소화기 궤양및 염증을 악화시키고 성기능을 저하시켜 더욱
짜증스런 봄을 만든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적당한 휴식과 여가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