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황창배씨(49)가 22일~4월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예화랑
(542-5543)에서 7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91년 이화여대 교수직을 사임하고 충북 증평의 작업실에서 작업에만
전념하던 황씨가 이번 전시회에서 발표할 작품은 인물 중심의 신작 30여점.

표현주의 기법의 초상화로 환상과 꿈, 좌절, 희열과 열정등 자신의 감정이
투여된 일종의 자화상이다.

"그림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겠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즉흥적 감정에 충실할뿐 사전에 꼭 무엇을 그려야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지요"

사람들은 흔히 무엇을 그렸느냐에 관심을 보이지만 표현된 구체적 대상이
작가가 의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 그는 이번 작품들 역시
나타난 형태보다는 숨어있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는 캔버스위에 아크릴, 혹은 혼합재료로 그린 회화외에
종이를 오려 붙여 만든 부조형식의 작품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발표한다.

특히 동양화의 여백에서 원용한듯한 흰색의 인물화들은 화면자체가 부조
형식을 띠고 있어 작품의 독창성을 더한다.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그의 면모를 재삼 살펴보게끔 하는
전시회인 셈.

"6년동안 초야에 묻혀 작업에만 전념하다보니 진정한 작가가 된 느낌이
든다"는 황씨는 "한국화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조형적 실험을 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황씨는 78년 국전대통령상과 87년
선미술상을 수상했고 82년이후 동덕여대 경희대 이화여대 교수를 지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