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골퍼들은 세금문제에 관한한 너무 착하다.

골프가 운동이고 골프장은 체육시설이라면서도 터무니없을 정도로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이다.

골퍼들은 한번 라운드하는데 얼마만큼의 세금을 내는가.

주말 비회원 기준으로 1인당 1만5,000원가량의 세금을 부담한다.

그린피의 18%에 이르는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고액이며
회원의 경우 27% 수준의 세금을 부담하기도 한다.

C골프장의 경우 비회원의 주말그린피는 8만1,000원이다.

이중 6만6,109원이 골프장이 받는 입장료이고 나머지 1만4,891원은
정부가 거두어가는 세금과 체육진흥기금 등이다.

부가가치세가 7,091원, 특소세 3,000원, 교육세 농특세 각 900원,
그리고 체육진흥기금이 3,000원이다.

회원의 경우는 더 심하다.

이 골프장 회원은 주말그린피로 3만5,000원을 낸다.

그중 입장료가 2만5,609원이고 나머지 9,391원이 세금이다.

그린피 대비 세금비율이 27%로 껑충 뛴다.

<>.한편 준조세인 체육진흥기금은 최근 정부와 골프장간 갈등을
빚고 있는 그린피인상에 직접적 동기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1일자로 골퍼들이 부담하는 진흥기금을
최고 50% 인상했다.

그린피가 5만원 이상이면 3,000원 (종전 2,000원), 4만~5만원에는
2,500원 (종전 2,000원)을 거두고 있다.

그러자 5개 골프장이 기다렸다는듯이 그린피를 인상했다.

해당 골프장들은 "진흥기금이 그린피인상의 한 요인이 됐고, 인상의
계기도 됐다"고 말한다.

그들은 진흥기금도 한꺼번에 50%가 오르는 판에 적자를 보면서까지
그린피를 동결해야 하느냐는 논리를 편다.

선수 연금, 국민생활관 건립, 동네체육시설 조성 등에 쓰이는
진흥기금은 지난 83년부터 골퍼들에게 부과됐다.

지난 한햇동안만 137억원, 89~95년 7년 동안에는 무려 570억원을
걷었다.

13년동안 거둬들인 누계액은 800억원선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는 볼링장 스키장 등 9개 체육시설에 부과된 기금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7%) 금액을 골퍼들한테서 거둬들였다.

진흥기금은 지난 93년 당초의 징수목표금액 (5,000억원)이 달성됐음에도
법령을 개정, 기약없이 추가 모금을 하고 있다.

골퍼나 골프장들은 "골퍼들한테서 거두어간 기금중 골퍼를 위해 쓰인
것이 무엇이냐"며 "일정 비율을 정해 값싸게 이용할수 있는 골프연습장
설치 등 골퍼들을 위해 쓸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