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브 돌원내총무는 텍사스 플로리다등 미국의 7개주에서 12일 치러진
예비선거에서 압승, 공화당후보자리를 굳힌 것이다.
이날은 3백62명이나 되는 대의원표가 걸려있는 예비선거일이기 때문에
슈퍼화요일로 불린다.
이로써 돌후보는 7백명정도의 공화당대의원을 확보해 놓고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지명에 필요한 9백96명의 4분의 3을 확보한 셈이다.
반면 추격자인 스티브 포브스와 패트 뷰캐넌은 각 1백명도 채안되는
대의원을 확보하는데 그쳐 경천동지할 이변이 없는한 보브 돌후보가 승리할
수 밖에 없다.
과거의 공화당예비선거양상으로 미뤄보면 이 정도의 "점수차"라면 당력
결집을 위해 2,3위후보가 사퇴를 선언하고 1위후보에게 무게를 실어주어야
한다.
결국 보브 돌후보는 오는11월5일의 대선일까지 민주당 후보인 빌 클린턴
현대통령을 상대로 본격적인 "타이틀전"을 벌이게 됐다.
민주당의 빌 클린턴은 그동안 후보지명전에서 이전투구양상을 보였던
공화당진영의 분열상을 만끽했으나 보브 돌의 전면등장으로 곧 공개적인
대선캠페인을 선언할 예정이다.
미국내 여론조사기관이 행한 인기도결과에 의하면 빌 클린턴대통령의 우세
로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지난11일 실시한 합동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
대통령이 전국적으로 56%의 지지율을 획득, 돌후보의 39% 지지율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후보지명권을 사실상 획득한 보브 돌은 2,3위 후보인 포브스와
뷰캐넌이 끈질기게 자신을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대클린턴에 전력투구를
할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앞으로 1주일안에 후보사퇴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포브스와 달리
뷰캐넌은 3월말의 캘리포니아 예비선거에서까지 돌을 괴롭힐 태세다.
돌이 러닝 메이트(부통령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시간을 끄는데도 이같은
당내 사정이 작용하고 있다.
흑인몰표가 기대되는 콜린 파월 전합참의장이 유력시되지만 파월은 뷰캐넌
진영에서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인물이다.
미국 경기 또한 회복국면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에 돌이 클린턴을 몰아칠
여지가 크지 않다는게 정가의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미국대선에서는 경기가 냉각되지 않는한 현직대통령이 재선되는
것이 상례이다.
돌은 방송등을 통한 논쟁에서도 클린턴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클린턴도 약점은 있다.
클린턴은 아칸소주지사시절에 지위를 남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른바
화이트워터스캔들에 휘말려 있다.
또 클린턴의 1기집권기간중에 뚜렷하게 내세울만한 공적이 없었다는 점도
돌이 물고 늘어질 수 있는 건수가 된다.
돌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그의 나이.
그의 나이는 현재 72세이며 클린턴은 49세이다.
현재의 인기도나 선거전에 임하는 조건은 이 나이차 만큼이나 돌에게 불리
하다.
그러나 미국대통령 선거일이 앞으로 8개월이나 남아 있고 대선캠페인이
거듭되면서 어떤 변수가 돌출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누가 마지막에 웃을는지는 두고볼 일이다.
< 양홍모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