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사업이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면서 관련서비스기기와 프로그램을
생산하는 미국의 한 중소기업이 업계의 총아로 부상했다.

화제의 주인공인 시스코시스템즈사는 매출규모가 지난 90년 7,000만달러
에서 95년 약30배나 증가한 20억달러로 급신장했다.

주가도 5년전 기업공개 당시에 비해 무려 70배나 치솟았다.

이로써 주식싯가총액은 뉴욕장외증시인 나스닥에서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
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미캘리포니아주 샌호제이에 위치한 시스코시스템즈사는 인터넷의 E메일과
음성서비스등에 필요한 정보배분장치인 라우터와 스위치등 인터넷인프라
스트럭처를 생산하는 업체로 이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기업들이 원격화상회의 시스템등을 구축하면서 정보배분장치
수요가 급증,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는 것.

주요고객으로는 자동차업체 GM, 식품담배회사 RJR나비스코, 인터넷 서비스
업체 네트콤과 아메리카온라인 등이 꼽힌다.

이회사의 대표적인 제품인 라우터는 설립자인 레너드 보삭과 신디 러너
부부경영인이 사랑을 위해 발명한 것.

지난 84년 스탠퍼드대에서 각기 다른 분야의 컴퓨터관련업무 직원으로
재직한 이 부부는 당시 컴퓨터기술로는 서로에게 컴퓨터상의 E메일을 통해
연서를 전달할수 없어 라우터장치 개발로 이 문제를 해결한 것.

이후 폭발적인 주문에 힘입어 이 부부는 회사설립과 함께 사업에 본격
나섰다.

시스코시스템즈는 지난 90년 전문경영인팀제를 도입, 신선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집행하도록 최고경영자(CEO)직을 팀내에서 순환시키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해 CEO에 취임한 존 챔버스는 "우리는 1, 2등을 못다툴 시장
에는 뛰어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챔버스는 인터넷인프라스트럭처 사업부문에서 최고를 고수하기 위해 지난달
인터넷프로그램 공급업체인 TGV소프트웨어를 1억1,500만달러에 매입한 것을
비롯 4개업체나 매수했다.

150종의 생산제품과 4,400명의 직원을 분야별로 재배치하기 위한 구조
조정도 단행하고난 이제는 네트워크상에서 정보를 고속전송하는 신흥기술인
ATM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

< 유재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