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26일 쿠바의 미 민간기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과
쿠바간의 전세항공편 운항을 무기한 중단하고 쿠바 외교관들의 미국방문을
제한하는 대쿠바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클린턴대통령은 또 미국내 쿠바자산을 동결해 희생자 유족들에 대한
보상금으로 사용하고 기존 대쿠바 경제제재 조치와 함께 미국의 대쿠바선전
방송인 라디오 마르티의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대통령은 또 쿠바의 지난 24일 미 민간항공기격추는 극악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거듭 비난하고 의회와의 신속한 합의로 대쿠바 제재조치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또 윌리엄 페리 미국방장관은 쿠바의 미민간기 격추사건과 관련,
미공군의 F16 전투기들이 플로리다주 남부지역에서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
했다고 밝혔다.

한편 쿠바는 26일 미국이 비행기 격추사건과 관련, 쿠바에 대해 새로운
제재조치를 취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베르토 로바이나 쿠바 외무장관은 이날 스페인 국영라디오와의 회견에서
쿠바의 미비행기격추는 영공침해에 대한 대응일 뿐이라고 말하고 유엔
안보리에 출석, 격추된 미비행기들이 쿠바영공을 침해했음을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