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유(국영)기업문제는 수년전부터 국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돼
왔다.

비효율, 낡은설비, 과다채무등을 안고 있는 국유기업은 그 거대한 체구를
지탱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도산이 연이을 경우 실업자가 대량 발생해 사회불안을 야기할 것이다.

또 개혁방안의 시장경제가 큰 시련을 겪게 될것은 뻔한 일이다.

국유기업문제는 "기달릴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정부는 최근 고육지책으로 해외기업에 국영기업의 매입을
허가하는 조치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 첫번째 대상은 대연시의 국영기업들이다.

대련시는 올해들어 국유기업 20개사의 일람표를 만들어 해외기업에 매각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중에는 대연발해맥주공장, 대련기중기공장등 대련시를 대표하는 대형
기업이 포함되어 있어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최근 국유기업의 주식및 자산의 해외매각을 인가한 중앙정부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대련시에 이어 광주시와 심천시등 지방정부도 곧 지방국유기업의 판매
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수년전부터 국유기업의 30%정도가 적자에 허덕여 중앙정부는 이 문제를
중요과제로 취급했지만 지난해 적자경영이 40%로 증가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때문에 국가자산의 해외유출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감수하고 기간산업
1천개사를 제외한 국유기업에 외국자본을 도입키로 했다.

"비능률" 국영기업 체질을 바꾸기 위한 조치이다.

적자를 보이는 국영기업이 40%선이라고 전해지지만 실제로는 더 많다는
것이 서방경제분석가들의 지적이다.

장부상의 조작을 감안하면 실제 적자기업은 60~70%선에 달할 것으로 추정
된다.

국유기업이 중국 공업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 83년의 73%로부터
93년에는 43.1%로 크게 떨어졌다.

생산성이 계속 하락학 있다는 증거다.

그런대도 기업덩치가 커 문제다.

국유기업의 종업원수는 전국 공업생산 종업원수의 70%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중국경제도약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국유기업 치유책으로 중국기업들끼리의 합병을 시도해
왔었다.

지난해 2백83개의 국유기업들을 흡수합병시킨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그중엔 대형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중국 최대 가전메이커인 해이그룹 (산동성 청도시)이 중국 최초의 세탁기
메이커인 홍성전기를 흡수 합병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취해진 조치다.

하지만 합병후에도 업무부담등으로 생산실적이 저하되자 급기야 외국기업
에도 매각시킨다는 "극약 처방"까지 내놓은 것이다.

파산보다는 외국기업의 힘을 빌려 일으켜 세우자는 논리다.

홍콩을 대리개발시켰듯이 중국기업이 외국기업에 매각됐어도 공장은 그대로
중국땅에 남아 있다.

외국기업에 의해 대리개발되기는 홍콩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홍콩반환과 마찬가지로 외국기업에 매각됐던 기업들을 50년후, 100년후
다시 룰려받을 생각을 하면서 중국정부는 지속적으로 국유기업을 해외에
팔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