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2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재계에 세대교체와 공격경영의 새바람을 일으키면서 출범의 닻을
올린 "구본무의 LG호"는 일단 성공적인 항해를 시작했다는 게 그룹
안팎의 일치된 평가다.

구회장 체제의 LG는 지난 1년간 "혁신"과 "정도"를 양대 좌표로 삼아
적극적인 공격 경영을 추구해 왔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과감한 신규사업 추진.

LG그룹은 구회장 취임 뒤 전략사업개발단을 신설하고 에너지 정보통신
생명공학 환경 등 성장유망 사업에 대한 참여를 적극 추진해 왔다.

특히 첨단산업에 대한 돌진은 "보수적"으로 인식돼 온 그룹이미지를
일신할 만큼 재계의 이목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작년 7월 북미 최고의 가전 업체인 제니스사를 3억5천1백만달러에
전격 인수해 재계를 놀라게 한 것은 한 예에 불과하다.

50년대 국내 최초로 전화기 라디오 등 전자제품 생산에 착수한 것을
들어 "한국 정보통신산업의 원조"를 자부해 온 LG는 특히 정보통신 분야에
향후 그룹의 진운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제2 전화사업자인 데이콤 주식을 대거 인수한 데 이어 PCS(개인휴대통신)
등 "꿈의 멀티미디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통신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착착 갖추고 있다.

LG의 상대적 취약분야인 중공업 부문 진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중공업의 민영화에 참여할 것임을 일찌감치
선언하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

구회장은 이같은 "공격 경영"을 내부적으로 뒷받침할 "정도 경영"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다.

취임 직후인 작년 4월 범 그룹차원의 공정문화 추진위원회를 신설한
것을 시발로 <>협력 중소기업 공개모집 <>임직원 및 주주에 의한 하도급
내부거래 관행의 근본적 개선조치 등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재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구회장은 올해도 "정도"를 바탕으로 한 공격 경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전망이다.

올 신년사에서 이미 "비약적 성장전략 추구"를 올해의 가장 중요한
경영방침의 하나로 선언했다.

또 이달초 인도네시아에서 밝힌 "도약 2005 경영구상"을 통해서는
앞으로 10년내에 LG를 량과 질에서 단연 국내 1위의 대기업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재계는 오는 3월 27일께 구체적인 뚜껑을 열 "도약 2005"의 내용에
담길 LG그룹의 새로운 행보에 관심을 쏟고 있다.

< 이학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