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증권사 직원들 사이에 일어났던 살인사건의 뒤에는 결국
주가조작이라는 또다른 범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감독원은 전 일은증권 남대문 지점의 이원석 대리와 홍기희 등
일반투자자 6명을 공성통신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

또 이들이 주가를 조작하도록 도와준 문상우 유화증권 차장, 안삼진
동사 사원에게는 감봉 6개월의 중징계 조치를 내렸다.

증감원은 17일 공성통신 주가조작 혐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8월
의문의 피살을 당했던 이형근(전 동방페레그린 증권사 대리)과 이원석,
그리고 6명의 일반투자자가 서로 짜고 시세를 조작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사실을 검찰에 통보했다.

증감원은 이들이 지난해 6월부터 7월까지 수십회에 걸쳐 25만주
60억원의 주문을 내면서 공성통신 주가를 2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이상 급등시키는등 불법적인 주식 매매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살인사건이 났던 당시 증권가에는 "공성통신 주가조작이
실패하자 작전 세력간에 책임을 전가하는 과정에서 청부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풍문이 파다했었다.

그러나 지난 2월초 의정부 지원에서 열린 재판 결과 피고 이원석은
상습도박 혐의만이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1년6월의 판결을
받았고 살인행위를 직접 저질렀던 일은증권 대리 오도일은 유죄가
인정돼 무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 정규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