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산이 외상값 받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증권사들이 단말기 사용료등을 제때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밀린 단말기 사용료만 60억원정도.

지난해 신공동온라인시스템을 개발하는데 들어간 비용까지 합치면 밀린
돈은 100억원대에 육박한다는게 증권전산측의 설명이다.

증권전산의 1년 예산이 700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다.

더구나 늦게 받는다고 이자를 쳐주는 돈도 아니어서 어려움이 더 크다고
하소연.

연체이유에 대해 증권사들은 "영업실적이 워낙 안좋아서"라고 설명.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못줄 것도 없다고 증권전산측은 주장한다.

밀린 돈은 대형사의 경우라도 회사당 5억~7억원정도.

증권사 말대로 이정도의 돈도 제때 주기 어렵다면 증권사의 자금사정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그게 아니면 늦게 줘도 별탈 없는 돈이라 버티고 있다는 얘기밖에 안된다.

증권전산의 경우 각 증권사 지점에 주문단말기와 정보단말기를 설치해
주고 받는 사용료가 주수입원이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임원들까지도 일을 제쳐두고 외상값 받기에 나서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시스템 점검등 증권전산 본연의 업무에 소홀해져 행여 전산장애
라도 생긴다면 투자자들이 겪게 될 불편은 크다.

증권전산이 맡은 역할을 생각하면 빨리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증권관계자
들은 입을 모은다.

< 김용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