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계열 금융주가 12일 종합주가지수의 큰폭하락에도 불구하고
거래량 5위권내에 대거 포진하며 강세를 보이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현대해상은 무려 1백만주가 넘는 대량거래로 거래량 1위를 기록하며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또 현대그룹 관계사인 강원은행과 현대증권 현대종금이 잇따라 거래량
3~5위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들어 정몽구회장체제로 출범한 현대그룹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금융부문에 큰 무게를 실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회장과 호흡을 같이해온 이익치증권사장이 최근 그룹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운영위원회에 포함되면서부터 현대의 "금융키우기"가 가시화됐다는 분석
이다.

최근 현대증권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것도 이사장의 공격적인 경영으로
증권사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에서 비롯됐다.

하반기부터 시작될 금융산업재편을 앞두고 현대측이 그룹위상에 걸맞게
계열금융사를 키워 규제완화시대에 경쟁력을 갖춘 금융소그룹을 만들어내지
않겠느냐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날 약50만주의 현대해상주식을 사들인 쌍용투자증권 이종근주식부장은
"현대그룹의 금융부문강화는 금융산업 재편시기에 경쟁력있는 금융기관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실적이 크게 향상될것으로 예상되는
현대해상을 장기투자대상으로 보고 상품으로 많이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그룹이 관계사를 동원해 국민투자신탁을 사실상 인수하면서부터
현대의 금융키우기는 시작됐다.

이와관련 현대의 금융키우기가 삼성그룹의 금융부문이 지나치게 비대해진
것을 견제하려는 정부의 배려속에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0대그룹의 생명보험사 진출을 허용하려는 정부의 방침도 같은 맥락으로
볼수 있다.

결국 생보진출과 증권의 투신업진출, 종금사의 종합투자금융사전환등의
호재를 배경으로 현대의 금융키우기는 투자자들의 선취매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 최명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