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스핑크스 나일강으로 다가오는 나라 이집트.

5,000년이라는 오랜 역사속에 동서양 문화를 융합한 고대 문명의 발상지
이집트.

해외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세계 어느 곳이나 신비감이 없어졌지만 우리에게
여전히 먼 곳이며 잘 모르는 땅으로 남아있다.

이집트는 단순한 구경보다는 역사 여행이 제격이다.

고대의 수도 룩소르는 이같은 여행자를 100% 만족시킨다.

<>.사막과 스핑크스를 꿈꾸며 이집트를 찾아간 사람들은 공항에 내리자
마자 여지없이 실망한다.

카이로의 온갖 소음과 악다구니를 쓰는 사람들,자동차 경적까지 겹쳐져
순간 이곳까지 온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도심을 벗어나면 이집트는 여전히 이집트 그 자체로 다가온다.

룩소르는 이집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카이로의 혼잡이 거짓말 같기만 한 조용하고 아담한 도시다.

원래 룩소르는 고대 이집트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의 하나로 BC 2000년께
부터 약 1,000년동안이나 유지된 상상을 뛰어넘는 높은 수준의 문화와
파라오의 삶의 흔적을 볼수 있는 최적의 유적지이다.

수많은 왕들의 무덤이 있어 왕가의 계곡으로 유명한 룩소르는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흐르는 나일강을 경계로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진다.

열차역과 대부분의 호텔은 동쪽 강변에 있다.

동쪽 강변은 카르나크신전, 룩소르 신전이 관광의 중심지다.

이집트인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시내에 있는 시장을 중심으로 다녀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한편 서쪽 강변의 쿠르나 마을은 테베 사람들의 묘지로 이용되어 왔던
사자의 도시 네크로 폴리스며 왕가의 계곡을 비롯 귀족의 무덤등 볼 것이
많다.

<>.이 도시관광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왕가의 계곡이다.

왕가의 계곡은 서울의 여의도만한 크기인데 이곳이 왕들의 무덤터가 된
것은 무덤이 도굴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래서 일부러 사막 한가운데 있는 낮은 산을 파 그 속에 무덤을 만든
것이다.

화려한 부장품들은 어디론가 모두 사라지고 오늘날 남은 것은 무덤을
장식한 벽화와 조각들 뿐이다.

그러나 모든 묘가 바위를 뚫고 만든 것이고 규모 또한 웅장해 관광객들을
매료시킨다.

이곳에서도 너무 유명한 것은 투탕카멘의 무덤.

황금 마스크를 비롯하여 수많은 부장품이 카이로의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
되어 있지만 왕의 미라는 지금도 현실에 안치되어 있다.

18세로 일찍 죽어 권력이 약해 무덤이 검소했던 탓에 도굴을 모면할수
있었다고 하니 강대했던 왕의 무덤은 상상을 훨씬 넘을 것이다.

시내에서 왕가의 계곡을 가려면 룩소르 신전 앞에서 출발하는 배를 탄다.

배편은 수시로 있고 무덤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매표소에서 표를 사야 한다.

4,000원 정도면 다섯군데 정도 구경할 수 있다.

나일 동쪽 강변의 관광 중심은 카르나크와 룩소르 대신전이다.

그중 카르나크 신전은 원래 아몬 신의 신전이었으나 파라오들이 또다른
신전과 오벨리스크 신상들을 거부하는 바람에 거대한 건물군이 되어버렸다.

신전에 들어서면 높이가 23m나 되는 거대한 기둥들이 134개나 들어선
모습에 압도당한다.

람세스2세의 거상등을 감상하고 저녁이 되면 빛과 소리의 쇼를 볼수 있다.

광대한 신전 안을 빛과 소리로 역사를 재현한다.

주위가 모두 어둡고 신전만을 비추는 빛속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는 몇천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기에 충분하다.

룩소르 신전에서도 빛과 소리의 쇼가 열린다.

김정미 < 여행가 >

[[[ 교통및 숙식정보 ]]]

대한항공이 월요일과 목요일 주 2회 서울과 카이로를 직항한다.

요일에 따라 뭄바이나 사우디의 제다를 거쳐가는데 17시간 45분의 긴
비행이어서 지루함을 극복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카이로에서 룩소르까지는 약 720km.

자동차로는 11시간 걸린다.

기차로는 8시간 소요.

요금은 카이로에서 미화 60달러이다.

비행기로는 1시간 소요.

편도 미화 85달러.

숙소는 세계적인 관광지답게 별4개짜리 호화 호텔부터 하룻밤 숙박료가
2,000원짜리까지 다양하다.

질을 따지지 않는다면 숙소를 못잡아 고생하는 일은 없다.

이집트 여행적기는 여름철을 피한 10월부터 4월까지가 최적이다.

이집트는 사막의 나라이기 때문에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