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들이 원하는 날짜에 해외증권을 발행하는데 불편을 겪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4분기중 해외증권 발행을 허용받은 현대건
설등 16개사는 비자금 파문의 여파로 당초 예정보다 늦은 이달초부터
오는 3월 중순까지 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동일시장에서의 해외증권발행은 1주일 이상의 간격을 두어야
한다"는 해외증권발행협의회의 규정을 어길 경우 제재가 뒤따를 것을 우
려,대부분의 기업들이 주가관리및 자금상 꼭 필요한 날짜에 발행예정일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특히 해외증권 발행일 신청을 두고 주간사자격을 획득한 증권
사들간에 좋은 날짜를 선점하기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S증권관계자는 "특정일에 발행을 희망해도 다른 기업이 그주에 발행하
겠다고 협의회측에 보고하면 발행일을 다른 주로 연기해야만 한다"며 "한
국물의 인기하락으로 실질 발행기간이 2개월내로 줄어든 이번 1.4분기에
는 설연휴와 외국인한도 확대 예정까지 겹쳐 새로운 날짜를 잡느라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증권전문가들은 "증권당국이 해외증권 발행기한을 3개월내로 한정해놓고
발행일마저 다른 기업과 겹치지않도록 규정,기업측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
다"며 향후 해외증권발행기업 증가에 대비,이같은 규정의 조속한 폐지를
촉구했다.

< 최승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