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의 고객유치 서비스경쟁이 불붙고 있다.

대한항공이 "가격파괴"로 정상을 지키겠다며 1일부터 국내선 요금 5%인하에
들어가자 아시아나항공은 서비스차별화로 따라잡겠다며 이날부터 대대적인
서비스개선 캠페인에 나섰다.

두 항공사는 행사첫날인 이날오전 김포공항에서 물적.인적 가용재원을
총동원, 기선을 잡기위한 힘겨루기를 벌였다.

공항에 나온 고객들은 "달라진" 공항분위기에 무슨 일이냐며 어리둥절해
하기도 했으나 내용을 알고는 이내 환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탑승권을 미리 구입했던 승객들에게 요금인하분 5%에
해당하는 금액을 되돌려줬다.

새로 항공권을 구입하는 승객들에겐 24개 전노선에 걸쳐 8백~2천5백원
인하된 값에 표를 판매했다.

공항에서 직접 독전에 나선 대한항공 조량호 사장은 "국내선 이용승객들이
크게 늘어나 지난해 흑자를 냈다"며 "요금인하는 바로 고객에 대한 사은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조사장은 요금인하가 경쟁사 고사전술이라는 일부의 지적에 "해외에서
생긴 이익을 국내고객들의 몫으로 환원하는 것을 덤핑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경쟁사의 경우처럼 해외 덤핑분을 국내에서 비싸게 받아
보전하려는게 더 큰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지속적으로 서비스개선을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에 경쟁사의
서비스개선캠페인에 개의치 않는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특별히 달라지고
있다기 보다는 초일류서비스로 초일류 항공사로 나아간다는 경영목표를
꾸준히 실천하고있는 것으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아시아나는 이날 본사를 비롯 지점 사업장별로 서비스개선을 다짐하는
전사적 결의대회를 갖고 서비스 공세에 들어갔다.

초과예약을 없애고 오전8시 이전에 출발하는 모든 운항편에서는 아침식사
대용의 빵과 음료수, 1회용 타월을 제공했다.

항공기마다 일부 좌석을 떼어내 좌석간격을 1~2인치 더 넓혔다.

관광노선인 제주 강릉 도착 운항편에선 기내에서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즉석 행운권 추첨행사를 실시, 아시아나로고가 새겨진 시계 허리띠 앞치마
모형비행기 등의 경품을 선사하기도 했다.

아시아나의 박삼구 사장은 "무엇보다 고객들이 편하게 느낄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친절과 서비스는 합리적이고 적정한
요금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박사장은 "요금 5%인하보다는 무탑승권제나 초과예약폐지등이 더 큰
서비스"라며 "고객들이 내는 10만원권 수표를 이서절차없이 받는 것도
고객에게 조금의 불편이라도 주지말자는데서 나온 것이고 이런 서비스를
경쟁사가 쫓아올 경우 한걸음 또 달아날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또 "공정한 "룰"속에서 선의의 경쟁만이 "파이"를 키워 먹을게 많이
생기게하고 결과적으로 고객에게도 도움이 된다"며 "노선은 그대로 두고
가격만 놓고 경쟁하자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국제선의 독점운행노선
폐지를 거듭 요구했다.

서비스경쟁이 화끈하게 달아오르다보니 양사간 신경전도 점입가경이다.

대한항공 조사장은 아시아나를 허위비방광고 혐의로 공정거래위에 제소한
것과 관련, "법치국가에서 법을 지키기 위해 취한 조치일뿐"이라며 "기업
윤리의 ABC도 모르는 사람들에 맞대응은 하지않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아시아나 박사장은 "사실 그대로를 광고했고 고객들에게 과연
무엇을 원하는가를 묻고 싶었다"며 "5%인하는 좋지만 "경쟁"때문에 요금을
내린다고 떳떳이 얘기해야지 이를두고 고객에게 이익환원운운하는 것은
위선이고 정작 제소감"이라고 되받았다.

이날 공항에서 "전에 없던" 서비스를 받은 정창영씨(32.서울시 서초구
서초동)는 "항공사의 속사정이야 어떻든 고객입장에서 보면 바람직한
일이고 또 당연한 것 아니냐"며 "양사의 서비스가 양적 질적인 면에서 계속
개선되고 지속돼야한다고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