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보험사에서 자사임직원을 대상으로 어떤 보험상품을 선택했는지
또 얼마나 보험료를 내는가를 조사했다.

상품의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직원이 선택한 만큼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이
고객에게도 잘 어필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바꿔 말해서 각자 처한 입장마다 다소 차이가 날 수는 있으나 적어도
보험사직원처럼 샐러리맨 고객에겐 적극 권장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 향후
마케팅전략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총1천6백9명의 본부및 외야 임직원을 대상으로한 이조사에서 전체 가입
건수는 5천2백80건에 달해 1인당 가입건수가 3.28건에 달했다.

일반인이 보기데 다소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사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란 점을 감안하면 수긍이 갈법도 하다.

종목별로는 노후복지연금보험 새가정복지보험등 저축성보험은 1인당 1.42건
중장기는 1.86건.

중장기상품 가운데 암보험등 순수보장성이 1.09건 교육보험등 기타중장기는
0.77건이었다.

이들이 매월 내는 보험료수준은 총43만2천원으로 저축성이 31만원 중장기는
12만2천원등이었다.

가입건수 기준으로 3년이하 단기저축성상품과 중장기 상품으로 구분해보면
단기가 43.3% 중장기는 55.7%로 중장기가 단기저축성를 앞지르고 있다.

특히 본사에 근무하는 임직원의 저축성 가입건수는 1인당 0.56건에
불과했다.

보험사 직원들부터 "보험은 적금"이란 과거의 인식이 불식되고 보험의
기능은 역시 "보장"이란 사실을 재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납입보험료면에선 저축성이 전체의 71.3%를 차지하는 반면 중장기는
28.2%에 불과했다.

중장기보험은 매월 내는 보험료가 저축성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에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생명보험업계의 최대숙제인 한번 맺은 계약을 가급적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는 사후관리면에선 자사임직원들에게도 잘 되지 않고 있다.

생보사의효율성 척도인 계속보험료에 대한 분석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이회사의 경우 계약 체결이후 3년이상 계속 보험료를 낸 규모가 전체의
7.3%에 불과했다.

반면 1년미만에 해당하는 계속보험료는 전체의 47%를 점했다.

계약을 중도에 그만두면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보험사
임직원에게서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사내캠페인으로 인해 각부서와 개인에게 떨어진
실적을 메우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 가입도 적지 않았고 이는 곧
"계약중도해지"로 이어졌다.

봉급생활자로서 한사람이 매월 평균 부담하는 보험료가 무려 43만2천원에
달했다는 점에서도 이같은 유추가 가능하다.

보험사직원들이 단기저축성보다 중장기보험에 많이 들었다는 것은 역시
보험본연의 기능을 감안한 "탁월한 선택"이란 평가을 받을 만 하다.

그러나 자기의 경제적 능력에 맞게 보험료를 부담해야만 계약이 오래
유지되고 보험의 효용을 누릴 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가 보험사
임직원 가입현황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