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제화단에서 성가를 올렸던 국내작가들이 올해도 의욕적인
해외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의 국제적인 미술견본시장인 FIAC(프랑스국제미술제)이 금년을
"한국의 해"로 정함에 따라 한국작가들이 대거 진출하게 된데다 그동안
국제무대를 겨냥, 꾸준히 작업해온 작가들도 앞다투어 해외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대외적으로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개관,
대내적으로는 광주 비엔날레 개최 등으로 국제무대에서의 위상을 높인
한국 미술계가 본격적으로 세계무대에 나아가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올해 해외에서 개인전 또는 초대전을 계획중인 작가는 전수천 최재은
육근병 안성금 황주리 조덕현 강애란씨 등.

그동안 독특한 평면 및 입체작업을 펼치며 국내는 물론 구미와 아시아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온 작가들이다.

올해 해외전을 가장 활발하게 펼칠 작가는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은 전수천씨.

2월에 미국 뉴욕에서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작가들과 그룹전을 갖고
7월에는 노르웨이 오슬로킨즈버그축제의 전시행사에 초대작가로 참가한다.

9월에는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아시아 대표작가로 참여할 예정.

2~3년전부터 해외전에 주력해온 설치작가 육근병씨도 2월 프랑스
카르티에 재단이 주최하는 파리그룹전에 참가한다.

이번 파리전은 95 베니스 비엔날레 대상 수상작가인 미국의 비디오
아티스트 빌 비올라와 볼탄스키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참가, 벌써부터
국제미술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양화가 조덕현씨는 오는 9월 미국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갤러리에서
열리는 "아시아나 아트쇼"에 초대됐다.

김수자 김호석 최정화 윤석남씨와 함께 초대된 조씨는 지난해 11월~
96년 1월 미국 펜실베니아대 부설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가져 호평을
받았다.

여성작가들의 진출도 두드러져 최재은 황주리 안성금 강애란씨 등이
올해 잇달아 해외전을 연다.

80년대부터 뉴욕에 진출, 활동해온 황주리씨는 5~6월 뉴욕 시그마
갤러리, 11월 포배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질 예정.

안성금씨는 2월 이탈리아 밀라노 새노갤러리와 5월 일본 됴쿄 마로니에
갤러리에서 각각 초대전을 갖고, 재일작가 최재은씨는 오는 9월 뉴욕의
홀리 솔로몬갤러리에서 역시 개인전을 연다.

강애란씨는 2월2~25일 미국 LA의 존 N 조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보자기를 모티브로 한 입체와 평면, 오브제 및 설치작업으로 성가를
올려온 강씨는 그동안 일본에서는 세차례 작품전을 가졌으나 미국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