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자 : Hans Otto Eglau
*** 역 자 : 신춘호
***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사
이 책의 저자인 Hans Otto Eglau는 본대학과 쾰른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뒤 독일의 경제전문일간지 "Handelsblatt"의 기자와 세계적 명성의
주간지 "Spiegel"의 경제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독일 주간지 "Die Zeit"의
편집인으로 일하고 있는 권위있는 경제 저널리스트다.
근대 자본주의성립과정에서 전형적인 유형으로 분류되는 영국의 경우와는
다르게 독일의 경우는 은행의 역할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독일 자본주의 혹은 독일경제를 이해하고 연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독일은행의 성립발전과정을 연구분석해 보아야만 한다.
독일의 근대 자본주의적 산업화 과정은 축적된 자기자본보다 은행자본에
의해 추진되어 왔다고 볼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비슷한 조건의 후발
자본주의 국가들은 산업화 과정을 추진하면서 독일은행의 역할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특히 120년전 지멘스 (Georg von Siemens)에 의해 설립된 도이치 방크는
독일 산업화과정에서 금융자본의 주역을 담당했던 대표적 은행이며 오늘날
에도 책 제목이 얘기하듯 "마치 신처럼"독일 최대의 금융기관으로 군림하고
있기 때문에 도이치방크의 탄생에서 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독일산업화의 역사 뿐만 아니라 오늘날 독일경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없어서는 안될 열쇠를 얻는 일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도이치방크의 특징을 이 은행의 설립자와 중역진들의 정치적
경제적 활동을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도이치방크가 독일정치와 얼마나
밀착되고 독일 산업계와의 밀접한 결합을 통해 발전되어 왔는가를 밝혀주고
있다.
저자는 저널리스트답게 관련인물들과의 직접 인터뷰등을 통해 내용을
생동감 있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어 읽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내용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도이치방크의 자국산업 보호육성이라는
민족경제적 사명감이다.
이점은 요즘 개방화의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 경제현실을 고려해 볼때
참으로 곱씹어 보아야할 의미심장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뿐 아니라 금융시장개방 역시 본격화된 시점에서 선진국 은행들에 대한
보다 깊은 연구와 이해가 필요하던차에 이 책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온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하지 않을수 없다.
이론이나 실무를 막론하고 모든 분야에서 장인정신과 노력이 살아있을때
비로소 세계적 전문성이 생겨날수 있기 때문이다.
바쁜 은행지점장업무중에도 밤잠을 설치면서 이책을 번역한 신춘호지점장의
노고와 장인적 열정에 경의를 표한다.
1970년대말 서독 프랑크푸르트 대학에 파견되어 학술연수를 받을때
신지점장이 대단한 열정과 근면성으로 자신의 은행업무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서구수준에 맞추려고 분투하던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전문적으로 일하고있는 금융인이나 경제인들 외에 경제에 관심있는
일반독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수 있으리라 믿는다.
박영호 <한신대교수/경제학>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