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 "말만 하면 어쩝니까. 일을 해야지요!"(행림출판간)를 펴냈다.
정치인들의 글이 자기자랑이나 선거용 홍보문구로 가득차기 쉬운데 반해
이 책은 한 나라의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어떤 우여곡절을 거쳐
시행되는가를 체험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경제정책전문가이자 공약박사로 통하는 그가 지난 8년간 체득한 내용을
가감없이 드러낸것.
그는 말만 앞세우는 명분싸움보다 실사구시의 "민생정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치권의 생산성이 제일 낮다고들 하죠. 이제 투쟁의 정치에서 예산 법안
등 정책대결의 정치로 변해야 합니다" 의료보험수가의 불합리성을 지적한
"송아지값 십만원, 사람값 삼만이천원?"은 잘못된 정책의 허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례다.
신생아 분만때의 보험수가가 수의사의 송아지분만비용보다 낮게 책정된데
따른 아이러니.
그가 의료보험수가의 적정인상을 추진한 배경이다.
"토지공개념문제만 가지고 박사논문을 쓴 사람도 있어요.
국가정책 하나가 얼마나 많은 파급효과를 가져오는지 반증해주는 거죠"
이 책에는 또 미국산 소시지때문에 불거진 한미통상마찰과 약사법파동,
토지공개념법안을 둘러싼 격론, 금융실명제에 따른 충격완화방침을 대통령
에게 직언한 얘기, "신경제"의 모호함을 "국제경쟁력강화"로 부각시키게 된
과정 등이 들어있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게 하는 대목들도 있다.
장관시절 부인과 함께 소록도를 방문했을때 그곳에서 34년간 봉사하고 있는
외국인 수녀를 보고 감동받았던 얘기와 스튜어디스의 하소연을 듣고 예식장
규제를 푼 일화등이 그것.
금연운동과 관련, 방송에 출연했다가 "고등학생때 담배를 피워봤나"라는
질문에 서슴없이 "피웠다"고 대답해 주위를 놀라게 한 에피소드도 담겨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