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각서와 증권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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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 각서가 계속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종류도 다양해서 명함뒷면에 깨알같이 씌어진 것이 있는가 하면 정식으로
서식을 갖춘 것도 있고 통장 귀퉁이에 연필로 휘갈겨 쓴 것도 있다.
이자율을 명기한 각서가 있고 상환금 총액을 명기한 각서가 있어 저마다
효력을 뽐내고 또 다투고 있다.
심지어 금융기관들 사이엔 2중 3중의 보장각서들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우리 금융계의 낙후성이랄까 치부까지도 드러내고 말았다.
"혈서도 못믿는데 각서가 무슨 소용-"이라는 정치인이 있었지만 사실
각서라는 것도 쌍방간에 신뢰가 있을 때만 성립하는 것이다.
지난해 증시에서는 말그대로 혈서까지 쓰고 주가 조작을 감행했던 세력들이
화제를 모았었다.
이들은 그러나 증권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하면서 결국 죽이고 죽는 살인사건
으로 혈맹을 마무리짓고 말았다.
각서는 원래부터 그런 운명을 갖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선의의 피해자들에게까지 각서의 운명론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증감원에 민원을 제기한 사람들중엔 70대 노인조차 적지않고 주식이 무엇
이며 채권은 또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각서를 써준 것은 굳이 미국식으로
따지자면 증권사기에 다름아니다.
미국의 증권거래법은 특정종목에 투자해 확실히 돈을 먹게 해준다거나
금융상품의 수익률을 사실과 다르게 표시한 경우등을 아예 "증권 사기"로
규정해 형사범으로 단속하고 있다.
주가가 떨어져 재수 없이 사건이 터졌다고 생각하는 업계 관계자들이
있다면 이 국제화의 시대에 한참을 덜떨어진 자신을 반성해 볼 일이다.
<정규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8일자).
종류도 다양해서 명함뒷면에 깨알같이 씌어진 것이 있는가 하면 정식으로
서식을 갖춘 것도 있고 통장 귀퉁이에 연필로 휘갈겨 쓴 것도 있다.
이자율을 명기한 각서가 있고 상환금 총액을 명기한 각서가 있어 저마다
효력을 뽐내고 또 다투고 있다.
심지어 금융기관들 사이엔 2중 3중의 보장각서들까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우리 금융계의 낙후성이랄까 치부까지도 드러내고 말았다.
"혈서도 못믿는데 각서가 무슨 소용-"이라는 정치인이 있었지만 사실
각서라는 것도 쌍방간에 신뢰가 있을 때만 성립하는 것이다.
지난해 증시에서는 말그대로 혈서까지 쓰고 주가 조작을 감행했던 세력들이
화제를 모았었다.
이들은 그러나 증권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하면서 결국 죽이고 죽는 살인사건
으로 혈맹을 마무리짓고 말았다.
각서는 원래부터 그런 운명을 갖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선의의 피해자들에게까지 각서의 운명론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증감원에 민원을 제기한 사람들중엔 70대 노인조차 적지않고 주식이 무엇
이며 채권은 또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각서를 써준 것은 굳이 미국식으로
따지자면 증권사기에 다름아니다.
미국의 증권거래법은 특정종목에 투자해 확실히 돈을 먹게 해준다거나
금융상품의 수익률을 사실과 다르게 표시한 경우등을 아예 "증권 사기"로
규정해 형사범으로 단속하고 있다.
주가가 떨어져 재수 없이 사건이 터졌다고 생각하는 업계 관계자들이
있다면 이 국제화의 시대에 한참을 덜떨어진 자신을 반성해 볼 일이다.
<정규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