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였다면 벌써 은퇴했을 나이인데 연주자라 다행이죠. 40대가 됐지만 전 항상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요.”(피아니스트 랑랑)압도적 퍼포먼스와 현란한 테크닉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郞朗·42). ‘가장 핫한 피아니스트’, ‘몸값이 가장 높은 피아니스트’ 등 화려한 수식으로 반짝인 20·30대를 거쳐 40대에 접어든 랑랑을 최근 서울 청담동 유니버설뮤직 사옥에서 만났다. 그의 부인인 피아니스트 지나 앨리스(30)도 함께했다.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리사이틀(11월 30일)을 위해 한국을 찾은 랑랑은 인터뷰에서 “아르헤리치, 바렌보임, 호로비츠를 보면 젊었을 때보다 나이가 들수록 좋은 연주를 한다”며 “나도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랑랑표’ 쇼팽으로 세계 투어그는 지난 11월 쇼팽의 미공개 왈츠를 음원으로 발매했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쇼팽의 왈츠가 그의 초연을 통해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뉴욕타임스에서 근무하는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200여 년 전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 쇼팽의 곡이 발견됐다고요. 농담인 줄 알았는데, 데모와 악보를 보내더군요. 멜랑콜리하고 시적인, 누가 봐도 쇼팽이 쓴 곡이었죠.”최근 주목하고 있는 작곡가도 쇼팽이다. 그의 내한 리사이틀 프로그램에는 쇼팽의 마주르카와 폴로네이즈가 포함됐다. 내년에 대만, 일본, 미국,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도 줄줄이 같은 프로그램으로 연주한다. 화려하고 외향적인 이미지의 랑랑과 클래식 작곡가 중에서도 내향인으로 꼽히는 쇼팽이라니…. ‘쇼팽과의 조합은 다소 낯설다’는 반응에 그는 &ldqu
김주환 밴드의 공연이 오는 26일 서울 JCC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재즈 보컬 김주환을 포함한 8인조 밴드가 재즈 스탠더드와 뮤지컬 넘버 그리고 재즈 발라드를 엄선해 선보인다. 22일까지 아르떼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된다. 3명을 뽑아 초청권을 두 장씩 준다. 당첨자 발표는 23일.arte.co.kr에서 각종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습니다. 꼭 읽어야 할 칼럼● 붉은 풀숲 속에서 마주한 것서민정의 그림 ‘너와 나1’은 붉은빛 풀숲 속 여성의 뒷모습을 통해 상실과 절망을 직시하게 만든다. 빽빽한 풀숲은 숨 막히는 적막을 품으면서도 초록빛과 하얀 풀들이 생기를 드러낸다. 상실의 슬픔을 마주하며 그린 붉은 주묵의 깊이는 고요하게 번져나가며, 절망 속에서도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암시한다. - 미술 칼럼니스트 우진영의 ‘한국 근현대 미술 산책’● 돈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왜곡하는가영화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가치가 인간의 삶과 관계를 어떻게 왜곡하는지를 그린다. 돈을 둘러싼 절망과 갈등 속에서도 인물들은 생존과 희망을 모색하며 인간적 면모를 드러낸다. 영화는 인간 본성과 사회적 부조리를 탐구하며, 결국 희망은 선택과 의지에 달렸음을 암시한다. - 영화평론가 옥미나의 ‘아트하우스 칼럼’ 꼭 봐야 할 공연·전시● 음악 - 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예술의전당 제야음악회’가 오는 3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지휘자 최수열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케빈 첸 등이 출연한다.● 연극 - 대학살의 신‘대학살의 신’이 내년 1월 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두 소년의 다
작전명 냅코(NAPKO).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전신 격인 전략사무국(OSS)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에 대항하기 위해 준비한 비밀 작전이다. 한국 출신 이민자와 전쟁포로들을 고도로 훈련해 한반도와 일본에 침투시켜 첩보활동을 하고 독립운동가들과 협력한다는 목표로 시작됐다.이들에게는 이름 대신 암호명이 주어졌다. 그중 암호명 ‘A’로 불린 인물은 다름 아니라 유한양행 설립자인 유일한 박사다. 나이 50세의 성공한 사업가이던 그는 아내와 두 아들까지 있었지만, 자신의 사업 조직망을 작전에 이용하는 데 동의하고 모든 걸 바쳐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뮤지컬 ‘스윙데이즈_암호명 A’는 유일한 박사의 인생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창작극이다. 주인공 ‘유일형’은 미국 유학생 출신으로 성공한 사업가지만 독립운동에는 큰 관심이 없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은신처를 제공해준 한 독립운동가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희생’이라는 정신을 배우기 시작한다. 카드 게임에 베팅하는 도박꾼이었던 그가 점차 자신의 삶을 거는 독립운동가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린다.실화 기반 이야기, 시대극, 초연 창작 뮤지컬 등 많은 불안한 요소를 지닌 작품이지만 막이 열리자 높은 완성도로 의구심을 잠재웠다. 연회장과 일제강점기 조선, 미국 비행장 등 알찬 무대 덕에 심심하지 않다. 성공한 사업가로 시작해 독립운동가로 변해가는 인물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풀어나간다.수준 높은 음악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그래미상, 에미상 수상 경력이 있는 작곡가이자 올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창작극 ‘위대한 개츠비’의 음악을 맡은 작곡가 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