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이코노미스트지 최근호를 보면 "천연자원의 신화"란 제목으로 자원때문에
(?) 망하게 된 나라들에 관한 기사를 실어 시선을 끈다.

잘살게 된 나라들은 대개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들이며 궁핍한 나라들은
천연자원이 많은 나라들이라는 것이다.

선진국중 일본 스위스 덴마크등이 천연자원이 부족한데도 잘살게된 나라들
이고 러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등이 그 반대축에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개도국중에서는 한국 대만 홍콩 태국등이 천연자원이 부족하면서 급속한
성장을 보인 나라들로 꼽히고 있고 자원이 많은 멕시코 베네수엘라 가나
나이제리아등은 그 반대쪽에 도산지경에 빠진 나라들로 묘사된다.

천연자원이 많은 나라들이 궁핍해진 요인으로 소위 "네덜란드병"으로
일컬어지는 제조업기반의 약화가 꼽힌다.

이를 피하더라도 자원의존경제는 1차상품의 가격이 공산품이나 서비스가격
보다 등락이 심해 외부적 충격에 약하다.

그다음으로 공공부문의 팽창이 꼽힌다.

공공부문은 팽창하기 시작하면 멈추기가 어렵고 자원이 고갈되거나 가격이
떨어지면 재정적자, 심하게는 도산직전까지 가게 된다.

이 잡지는 이미 풍부한 자원을 가진 나라나 갑자기 자원벼락을 받은 나라는
<>무분별하게 재정팽창에 탐닉하지 말것 <>자원에서 발생되는 수익을 교육
이나 꼭 필요한 인프라 등에 투자할 것 <>경제를 개방해서 대외경쟁에 노출
시키고 자본이동을 자유화할 것 <>외국인자산을 늘릴것 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요인때문에 이것은 실제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궁핍의 이유가 저주받은 정부가 들어서서도 아니고 좋은 경제고문들이
부족해서도 아니며 바로 자원이 많아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은 정치사회적으로 천연자원에서 발생하는 "지대"
(rent:처음장소에서 특정물건을 생산하는데 소요됐을 최소비용과 실제로
생산자에게 지불되는 가격간의 차액), 예컨대 석유로부터 발생되는 수익
따위를 놓고 정치가와 기업들이 다툼을 벌인다.

멕시코가 그랬고 베네수엘라가 그랬으며 호주나 브라질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지대"다툼으로 경제의 다른 부문의 성장이 저해되며 이로써 지대의
수혜자들은 교육이나 노동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또 가난한 나라에서 자원의 "지대"다툼이 치열해지면 정부의 사업을 부패
하도록 하고 전체경제를 타락시킨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이라는 얘기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