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폭등세를 보여온 국제 금값이 오랫동안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져온 온스당 400달러선을 10일 돌파했다.

금2월물가격은 이날 뉴욕시장에서 온스당 3달러30센트 등귀한 400.20달러로
마감됐다.

런던시장에서도 이날 금현물가는 장중 400달러를 넘어섰다.

금값은 올들어 10일간 온스당 15달러나 올랐다.

금값의 폭등세는 금년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해 보인 수요초과 현상이 올해 심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에브렌 시큐리티즈사의 분석가 바히드 파티씨는 금가격의 최근 추세를
감안할때 "온스당 42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이날 전망했다.

이는 주요 외신들이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지난 5일 전했던 420달러선보다
높은 것이다.

귀금속연구소 CPM그룹의 분석가 제프 크리스티앙은 "온스당 406달러선을
형성할 것"으로 올해 금시세를 예측했다.

지난해 금 평균가격 온스당 384.05달러보다 약 22달러 높은 것이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금시세가 올해 4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견해를
일치하고 있다.

최근 금 수요를 촉발하는 주인은 각국의 정정불안소식이다.

러시아 총선에서 공산주의자의 승리, 미 균형예산안협상의 재차 결렬,
바레인에서의 시위와 발포사건 등이 거래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에서 선거가 실시되는 점, 단일통화를
창출하려는 유럽연합에서 긴축정책을 펴려는 정부와 국민의 대립도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거래자들은 전통적으로 위험회피 수단으로서 각광받아온 금을
사려고만 들지 팔려고 하지 않는다.

테크니컬한 요인으로는 주식시장에 몸담았던 기관투자가들이 금값 오름세를
타고 금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는 점이다.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2개월간 각국 증시의 활황세에 비춰볼때 주가상승행진
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감지하고 있다.

이날 뉴욕과 유럽각국의 증시에서 주가가 폭락한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기관투자가들이 금을 포트폴리오투자수단으로 재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기관투자가들은 또 금광미네랄서비스(GFMS)가 연초에 발표한 95년도 금
수급동향에 관한 보고서에서 금년도 급값 오름세를 예상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금수요는 전년보다 10% 증가한 3,642t
이었으나 금생산량은 전년보다 1% 줄어든 2,268t이었다.

수요증가는 인도와 중동지역 보석상들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았고 생산
감소는 세계최대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감산 등에 따른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은 수급불안정시 금을 긴급매각하거나 대출함으로써 가격
상승을 막아 왔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의 자금이 일시에 귀금속시장에 몰려드는 최근 상황
에서는 가격조정기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위험회피수단으로서의 금수요는 전년대비 40%나 증가했다.

일례로 일본의 경우 고베 대지진 이후 금 수요가 급증했었다.

최근 시장을 떠도는 갖가지 악재들도 투자자들에게 불안심리를 심화시켜
올해 금가격의 강세를 주도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에 따라 금가격이 금년중에 지난 수년간 최고치인 90년 1월의 418달러선
을 넘어서느냐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