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호 <대우경제연 연구위원>

연초 주식시장이 어둡게 출범했다.

특히 신년들어 주요 국가별로는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갱신하는등 연일
큰폭으로 상승하는데 반해 우리주식시장은 지난해 하락의 연장선상에 있어
투자가들의 고통은 클것 같다.

이같은 주식시장의 어려움은 96년 경기의 연착륙여부에 대한 논란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주식공급물량과 관련된 것으로도 여겨지고 있다.

이와관련, 논리적인 측면에서 본 주식공급규모와 주가높이간 연관성은
생각보다 엷은 것같다.

예컨대 88년에 주식공급은 7조7천7백억원이나 되었지만 당시 주가는 줄곧
상승하였다.

참고로 잠재적 주식수요기반이라 할수 있는 당신의 금융저축규모는 95년의
22%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90~91년에는 주식공급량이 2조6천억~2조9천억원에 그쳤으나 연중내내
주식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주식공급량이 장세의 큰 장애는 되지 않는듯 싶다.

즉 주가 높이는 주식자체의 가치에 달린 셈이다.

사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리의 주식시가 총액규모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 보다 적은 편이다.

또 발행시장을 통한 주식공급은 주식시장에 큰힘이 되기도 하였다.

예컨대 LG정보통신과 가스업업관련 주식들은 지난해 공개이후 줄곧
투자가들의 고나심을 끌고 있다.

환언하면 이 종목들이 투자가들로 하여금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을 계속
유통시장 측면에서도 바람직스럽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일시적인 공급억제는 고려할 만하다.

특히 과다한 유상증자는 유통시장내 자금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장세가 어려운 형편에서는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에따라
주식을 공급하려는 정책은 지양했으면 한다.

특히 정부지분매각은 후순위로 돌렸으면 한다.

또 현재의 상황에서는 수요측면에서의 제도 보완도 요마된다.

앞으로도 당국은 기업들의 재무구조개선 그리고 유휴자금의 부동화를
억제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주식공급을 늘리려 할것 같다.

그러나 주식의 주 수요처인 기관들의 주식보유규모는 유가증권보유한도
규정을 통해 억제되고 있는데 이는 정책의 앞뒤가 어긋난 점이다.

즉 기관들의 자금운용을 당국의 시각에서 할 것이 아니라 기관 스스로에
위임하여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도 신선투신사의 주식형수익증권 발매를 억제한 점을 풀어
주어야 할것이다.

또 외국인한도확대의 시행시기도 앞당겼으면 한다.

특히 92년이후 외국인의 주식투자한도가 꾸준히 확대되었지만 우리의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교란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5%정도 확대키로
되어있는 외국인투자한도를 더 늘려도 될듯 싶다.

이밖에 근간 거론되는 당부열람권 기준환와 기업의 주요업무이양에 관한
규정강화 등 투자가보호와 관련된 제도적 장치가 빠른 시일내 마련되었으면
한다.

투자가가 보호되면 될수록 주식의 수요기반은 두터워지기 마련이기 때문
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