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정통경제관료 출신 장관"을 맞은 통신업계는 이장관의
정보통신관과 정책구상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정보통신부(구 체신부포함)장관이 바뀌어도 업계에서는
그다지 궁금해하지 않았다.
장관이 주로 이분야의 전문관료나 연구소 아니면 정치인출신이어서
성격을 대부분 잘알았기 때문이다.
이장관은 지난3일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정보통신관의 일단을 내보였다.
그 골자는 변화를 앞장서서 이끈다는 점.
파이오니어 리스크테이킹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정책을 과감하게
구사할 뜻을 내비쳤다.
취임 일성으로는 규제완화를 강조했다.
"가지려면 버려라"는 것이 소신이라면서 새로 해야할 일에 방해가 되는
과거의 것을 과감히 버리겠다고 했다.
여러 분야에 걸쳐 상당한 변화를 예견케 하는 말들이다.
이장관은 정보통신에 대해 체계적인 지식과 나름대로의 인식을 정립할
기회는 없었지만 과거 경험에서 정보통신이 변화를 앞장서 이끌어오는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지난80년대 중반께 청와대 근무시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문서를
워드프로세서로 만들 것인가를 놓고 논란을 벌인 적이 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은 당연한 일이 됐다"며 정보통신은 분명 사회변화를 선도한다고
말했다.
또 기술문제에 관해서는 "남의 기술을 들여다 뒤따라가는 패턴에서
벗어나 독자기술을 가지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것 아니냐"고
말했다.
효율성이란 경제논리만을 따져 기술개발을 소홀히할 것이란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이장관은 정보통신분야에서 미진한 분야에 대한 자문도 구했다.
물리적인 기반은 잘돼있으나 소프트웨어나 데이터베이스등 정보의
효율적인 이용측면에서는부족한게 아니내는 지적에도 상당히 공감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장관은 말미에 초미의 관심사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이동전화에 대해 "만약 잘못될 경우 언론서 어떻게 (기사를)처리할
것인가"라고물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정책을 구사할테니 너무
질책하지 말라는 주문까지 했다.
< 정건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