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채권시장은 금리하락세를 바탕으로 질적 양적으로 발전을 시도해왔다.

금융소득종합과세실시를 앞두고 시중뭉칫돈들이 절세가 가능한 5년만기
장기채에 유입되면서 장기채발행이 증가하는등 유통시장 만기구조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채권발행주체및 투자자들은 만기구조 장기화로 선택의 폭이
넓어져 채권시장의 장기자금 조달기능이 강화된 면이 적지않다.

장기채 발행이 활성화될 경우 이자율의 기간별 구조가 재편되는등 채권시장
발전의 기틀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채권시장의 가장 큰 특징으로 3월초 연15.5%까지 치솟았던 시중실세
금리가 연11%수준으로 하락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정부가 자본시장개방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을 앞두고 채권시장정비방안(7월)을 마련, 하나둘씩 실천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특히 예탁원의 실물예탁강화및 첨가소화채의 시장집중제, 은행의 증권사
매출대행업무 실시 등으로 첨가소화채매입자를 보호하려는 일련의 조치는
채권의 대중화시대를 앞당긴 것으로 평가된다.

자본시장개방차원에서 지난5월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원화표시채권(아리랑
본드)을 발행할수 있도록 허용된후 9월에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최초로
1억달러규모의 아리랑본드를 발행했다.

3억달러규모의 채권형 외수펀드가 서울소재 3투신사에 의해 처음 설정돼
외국인들이 국내채권시장에 간접 투자할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

정부는 최근 외국인 전용채권펀드 설립을 내년 4월중 설립키로 발표하는등
채권시장의 개방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 채권시장개방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주변환경 변화속에서 채권발행및 유통시장은 꾸준한 성장을 이뤄
왔다.

올해 채권발행규모는 회사채 21조9천5백억원, 통안증권 30조3천억원,
금융채 16조원, 특수채 10조5천억원, 국채 8조6천6백억원등 총 89조6천
5백억원 규모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79조1천3백억원보다 13.2%정도 증가한 것이다.

부분별로는 회사채가 15.8%증가한 것을 비롯 국채를 제외한 금융채 특수채
등이 모두 늘었다.

회사채의 경우 설비투자증가율이 둔화되는 상황에서도 가파른 금리하락으로
자금조달을 서두르는 기업들이 늘어나며 4.4분기 채권발행이 전체의 36.4%
인 8조원을 웃돌았다.

특히 삼성전자등 일부 대기업들은 금융소득종합과세실시를 앞두고 절세가
가능한 장기채수요가 폭증하자 만기가 5년이상인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채권발행잔고는 전년말 1백39조원 규모에서 1백50조원으로 불어
나는등 양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발행시장분야에서는 금융채를 월별 단일종목화 하는등 채권종목을 단순화
시킨 점이 높이 평가됐다.

유통시장 역시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채권의 거래회전율이 일본 미국등 선진국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올해 채권거래규모는 2백9조원으로 전년보다 25.9%정도 급성장했다.

개인들이 1조2천억원의 채권을 순매도한 반면 투신사(15조3천억원) 은행
(15조2천억원) 증권사(2조1천억원)등은 큰폭의 매수우위를 나타내는 등
적극적으로 채권을 사들였다.

이과정에서 금리급락과 금융소득 종합과세 실시에 대응할 수 있는 절세형
상품이 선보이는등 금융기관별로 채권관련상품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하반기이후 금리하락기조가 이어지면서 투신사의 공사채형펀드에 뭉칫돈들
이 몰리면서 채권수요기반이 탄탄해지는등 금리하락이 채권시장발전에 가장
큰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시중실세금리의 지속적인 하락과는 대조적으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등 신종사채의 발행이 위축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장외중개를 활성화할수 있는 중개기구설립이 예상보다 늦춰진 점도
채권시장이 진일보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정부족자금을 한국은행차입에 의존한 결과 전체 채권시장에서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내외로 전년에 비해 오히려 감소, 안정적인
채권시장발전을 위해선 국채발행이 활성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직접 연결시켜줘야하는 채권시장의
본질이 금융채 발행확대및 물량조정으로 인해 간접금융의 재원조달처로
변질되고 발행기업의 적기 자금조달이 저해받는등의 폐해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익원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