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는 극장가의 가장 큰 대목.

겨울 방학과 신정 연휴가 겹쳐 어느때보다 관객이 몰리는 시기다.

올해는 이렇다할 대작보다 가족과 연인끼리 가볍게 즐길수 있는
영화들이 많다.

30일 개봉되는 것은 김성수 감독의 데뷔작 "런어웨이"와 외화
"컷스로트 아일랜드" "에이스 벤츄라2" "프로그램" "칼" "토이스토리" 및
95 칸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인 "언더그라운드".

상영중인 작품으로는 관객 23만명을 넘긴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과
"돈을 갖고 튀어라" "리허설" "홍길동" "007 골든아이" "대통령의 연인"
"타락천사" "머니 트레인" 등이 볼만하다.

<> 런어웨이 = 컴퓨터게임 프로듀서인 동희 (이병헌)와 일러스트레이터
미란 (김은정)은 우연히 하룻밤 사랑을 나눈뒤 살인사건에 휘말린다.

이때부터 암흑조직에 쫓기며 도심을 질주하는 추격전이 펼쳐진다.

힘있는 사건전개와 거듭되는 반전, 빠른 카메라워크 등 정통 액션
영화의 요소를 고루 갖춘데다 이경영 장세진 등의 조연연기도 돋보인다.

후반부가 좀 느슨하지만 전체적으로 시원하고 재미있다.

<> 컷스로트 아일랜드 = "다이하드2" "클리프 행어"로 유명한 레니 할린
감독이 아내 지나 데이비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만든 액션어드벤처
영화.

1억달러 이상의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이다.

전설적인 여자해적 모건 아담스가 보물이 가득 숨겨진 환상의 섬
컷스로트 아일랜드를 찾아가는 과정이 줄거리.

<> 에이스 벤츄라2 =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몸값 상승률을 기록한
짐 캐리가 동물탐정으로 등장하는 코미디 영화.

아프리카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특유의 몸짓과 표정연기를 펼친다.

"마스크" "덤 앤 더머" "배트맨 포에버"의 인기를 몰고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 돈을 갖고 튀어라 = 예비군 훈련을 대신해주고 하루하루 연명하는
건달이 자신의 통장에 입금된 100억원의 차명예금을 발견하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단순 코미디에 전직대통령의 비자금파문을 접목시켜 "횡재"한 영화.

박중훈과 정선경의 "웃음 보따리"가 5분에 한번꼴로 배꼽을 잡게 한다.

개봉 2주만에 12만명을 넘겼다.

<> 007 골든아이 = 피어스 브로스넌이 17대 본드로 출연,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유머를 선사한다.

러시아에 근거지를 둔 유럽마피아의 우주무기 탈취음모를 제거하는
과정, 투톱시스템으로 바뀐 새 본드걸, 첨단과학이 총동원된 장비 등이
흥미를 더한다.

<> 홍길동 = 탐관오리대신 지구를 위협하는 골반도사가 악역으로
등장하는 만화 영화.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돼 요즘 어린이들의 구미에 잘맞는다는 평.

지난주 코엑스 대서양관에서 개봉된 이후 방학을 맞은 꼬마손님과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연일 몰리고 있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