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에 뒤이은 차관급인사에서는 전문관료들을 대거 등용해 그동안 문민
정부가 추진한 개혁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지배적
이어서 관과에서는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주로 1급인사중에서 차관급을 발탁해 후속 1급및 국과장급인사에서도
연쇄승진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가에서는 후속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연말승진인사
점치기로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서도 일부부처에서는 의외의 인사가 임명돼 다소 얼떨덜한
표정을 짓고 있고 21명의 신임차관급중 3분의 1이 넘는 8명의 출신지역이
부산.경남이어서 YS인사가 지역편향성을 벗어나지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임차관및 차관급을 맞이한 각부처의 표정을 정리했다.

[[[ 재경원 ]]]

<>.재경원은 지난 개각때 이석채차관이 정보통신부장관으로 영전한데 이어
차관급인사에서도 이영탁예산실장이 교육부차관, 강만수세제실장이 관세청장
으로 각각 승진하고 임창렬조달청장이 과기처차관으로 발탁돼 인사숨통이
풀린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차관승진이 예상되던 신명호제2차관보가 빠지자
다소 섭섭한 표정 차관으로는 당초 예상대로 이환균관세청장이 임명된 데는
환영하는 분위기.

신임 이차관은 기획원과 재무부를 모두 거친데다가 부드러운 성격이라서
내부화합과 집안살림을 잘 챙길 것으로 기대.

특히 나웅배부총리가 과거 경제기획원부총리시절 강성차관인 문희갑씨
때문에 불쾌해졌던 경험이 있어 이차관이 조용한 차관으로 지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

그러나 한편으로는 조정능력이 중시되는 재경원차관이 너무 연성이서
부처간 업무조정에는 다소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하기도.

후임 예산실장으로는 예산통인 김정국청와대경제비서관과 안병우기획
관리실장이 유력시 되고 있고 세제실장에는 엄낙용국세심판소장과 변형
세무대학장이 거론되고 있다.

또 윤증현금융총괄심의관 맹정주국고국장 정덕구대외경제국장등 고참
국장들의 1급승진이 점쳐지고 있다.

또 김정국비서관이 예산실장이 될 경우 김호식국민생활국장이 청와대로
파견 나갈 것이란 예상.

[[[ 통산부 ]]]

<>.당초 장.차관의 동시 영전을 기대했던 통상산업부 직원들은 이날 차관급
인사에서 조차 박운서차관이 옷을 벗는 것으로 결론나자 "초상집" 분위기.

게다가 행정고시 1회 출신인 안광구특허청장이 신임 차관으로 발표되자
내부승진의 숨통을 더 틀어막게 됐다며 아쉬워하는 표정.

통산부의 한 간부는 "재정경제원에선 1급들이 대거 승진한데 비해 통산부는
완전히 물먹었다"고 말하고 "직원들의 사기가 말이 아니게 됐다"며 한숨.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대회의실에서 10여분간 짧게 열린 차관 이임식에서
박차관은 "공무원은 자리보다 일이 우선"이라며 "통산부가 일류부처가
되도록 열심히 일해 달라"고 직원들에게 당부.

박차관은 또 마지막으로 통산부내 "동료애"를 특히 강조하기도.

한편 정해주차관보와 김유채공업기술원장이 각각 특허청장과 공진청장에
승진해 1급 자리 2개가 비게 된 통산부는 후속 인사에도 관심.

일단 내부에선 현재 청와대에 나가 있는 추준석비서관이 본부 1급으로
복귀하고 김영철대통령비서실장 비서관이 추비서관의 자리를 메울 것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 환경부 ]]]

<>.환경부는 차관인사에서 김인환차관의 유임설이 나도는 가운데 윤서성
기획관리실장이 발탁되자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될 사람이
됐다며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

특히 인사적체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매우 흡족해 하는 모습.

환경부 직원들은 윤신임차관이 재산공개를 하면 아마도 최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며 평소 검소한 생활자세와 청렴한 공직자라는 점을 강조.

일부 직원들은 행시 13회로 지난해말 수질보전국장에서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1년만에 차관으로 승진하는 보기드문 초고속 승진이라며 놀라움을
표시.

윤신임차관은 말수가 거의 없으면서 업무처리는 치밀해 부하 직원들로부터
크레믈린이라는 애칭을 듣고 있다고.

[[[ 농림수산부 ]]]

<>.농림수산부 직원들은 본부에서 잔뼈가 굵은 조일호차관보가 차관으로
내부승진하자 반기는 분위기.

농림수산부 간부들은 조차관이 3명의 1급중에서 나이는 제일 어리지만
선임이어서 이번 인사가 당연하다는 평가를 하면서 이어 있을 후속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농림수산부 간부들은 S국장이 1급으로 승진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

농림수산부 직원들은 치밀한 성격의 강운태장관취임에 이어 일벌레 스타일
의 조차관의 승진으로 다소 긴장하는 모습.

[[[ 과기처 ]]]

<>.내부승진을 바라던 과기처는 외부에서 차관이 오자 다소 섭섭해 하는
모습.

특히 임창열 신임차관이 과학기술계에 몸담은 적이 없는 정통 재무관료라서
업무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일부에서 제기.

그러나 한편에서는 재무부에서 잔뼈가 굵어 재정경제원에 아는 인물이 많기
때문에 재경원과의 협력이 요구되는 과학기술정책 추진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는 긍정론도 있다.

임차관은 조달청장으로 있으면서 인사적체의 숨통을 띄우고 투명한 조달
행정기반을 닦아 놓는등 뛰어난 업무추진력을 보여 과학기술 행정에서도
솜씨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

오랜 해외근무로 영어가 유창하고 UR협상및 대러시아 차관협상등에서 큰
몫을 해내는등 탁월한 협상력을 인정받은 국제통이어서 국가간 기술협력이
중요해지는 향후 과학기술정책 추진에 큰 도움을 얻을 것으로 예상.

[[[ 국세청 ]]]

<>.국세청은 10대 청장에 임채주차장이 승진되자 온통 환영 일색.

승진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직후 청사내에는 "승진을 축하하려는
직원들은 전원 차장실로 와달라"는 방송까지 나와 이같은 분위기를 가열.

일부에서는 "국세청장의 내부승진 전통이 세워지는 계기"라고 의미를 부여.

임신임청장은 발표직후 기자실에 들러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납세자들이 편안함과 공평함을 느끼도록 세정개혁을 지속하겠다"고 다짐.

한편 임차장의 승진으로 후속인사에 관심이 집중.

서열상 차장에는 1급인 박경상서울지방국세청장과 신석정국제조세실장이
유력.

그러나 임신임청장이 차장때 청장과의 조화관계를 유난히 신경썼고 자신도
다른 1급보직을 거치지 않고 차장으로 직행한 경력이 있어 의외의 발탁인사
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주요간부들에 대한 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

[[[ 공정위 ]]]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래전부터 차관승진이 예상되던 전윤철부위원장이
수산청장으로 승진된데 대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환영하면서 조직개편
이후 정체돼 있던 내부승진인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

후임 부위원장은 김선옥사무처장이 점쳐지고 있으나 현재 3명의 상임위원
이 형식상 사무처장보다 서열이 높아 부위원장자리를 아예 공석으로 남겨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청장이 맡던 상임위원 자리가 공석이 됨에 따라 후임에는 재정경제원통합
직전 경제기획원시절에 1급승진이 예정된 정재룡조사2국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러나 총리실에서 문병학경제심의관이 승진해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정위관계자들은 금융통인 이정재상임위원이 재경원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어 이럴 경우 인사폭이 더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을 하기도.

[[[ 조달청 ]]]

<>.조달청은 임창열전청장이 과학기술처 차관으로 전보 발령되자 예상했던
영전이라며 반가원하는 분위기이면서도 신임 청장의 다채로운 경력에 다소
긴장하는 모습.

조달청 관계자들은 요즘 잘나가는 행시 7회 출신인 임전청장이 부임한지
1년만에 상당수의 국과장을 명예퇴직시켜 인사적체에 숨통을 틔우는가 하면
명예퇴직자에게 노후대책을 마련해주는 능력을 과시, 개각이 있을 경우
영전 0순위로 점쳐왔던 것.

임전청장이 영전하게 되면 후임으로 내부 승진이 될 것으로 은근히 기대
하던 조달청 직원들은 외부인사가 영입되자 아쉬워하는 모습.

게다가 신임 유재호청장이 풍산금속상사의 사장을 역임한 전문경영인
출신인데다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내는 등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여서
국정운영방침을 점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당황해 하기도.

[[[ 해운항만청 ]]]

<>.이부식대통령비서실 건설교통부비서관(50)이 신임해운항만청장에 임명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운항만청은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

해항청의 한 관계자는 "해항청의청와대 업무보고시 항상 이신임청장과
업무협의를 했던 인연을 갖고 있다"며 "해운항만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누구
보다도 잘 아는 적임자여서 직원 모두가 적절한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언.

그러나 한편에서는 청장이 다시 내부 승진이 아닌 외부에서 나왔다는 점에
대해서는 한가닥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이번에 비교적 젊은 청장이 김철용청장후임으로 옴에 따라 3년7개월동안
차장자리에 있어온 김광득차장과 일부 고참국장이 후배들을 위해 용퇴할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