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등 첩보영화에선 주인공이 육중한 문으로 굳게 닫힌 기밀실을
특별한 조작없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을 자주 보게된다.

특수장치가 내장된 신분증을 휴대, 문이 자동으로 개폐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일들이 국내에서도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신용정보 현대사회경제연구소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외부인들로서는
열수없는 사무실문을 특별한 작동없이 출입한다.

카드를 꺼내 일정장치에 삽입하지 않아도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이는 신화(대표 정의룡)가 공급하는 자동무선인식시스템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이 시스템은 신분증에 내장된 마그네틱코일과 출입문 벽에 설치된
카드리더기간의 무선교신에 의해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닫힌다.

카드리더기가 마그네틱코일에 전파를 쏘면 코일에 의해 반사된 전파가
다시 리더기로 돌아온다.

동시에 코일에 내장된 고유번호가 컴퓨터로 전송돼, 신분을 확인한뒤
문의 개폐를 결정하는 원리이다.

사람마다 고유번호가 달라 전산실과 정보실등 특수구역은 해당구역
출입자에게만 열린다.

무선인식시스템은 사람의 출입뿐 아니라 주차장의 차량관리 식당관리
생산관리 재고관리에서 동물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된다.

예컨대 주차장을 드나들때도 이 신분증을 휴대하면 자동으로 차단기가
올라가고 구내식당도 이 증을 지니지 않은 사람은 출입을 중단시킬수
있다.

경마장에선 말의 살가죽에 미세한 코일을 삽입, 말들의 출생 병력
경기성적등을 종합관리하며 동물원은 수많은 동물들을 이 장치로
관리할수 있다.

이 시스템은 일일이 기기에 접촉해야하는 IC카드보다 신속하게 정보를
처리하고 내장된 데이터가 깨지지 않으며 반영구적으로 사용할수 있는
차세대 인식시스템으로 선진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같은 이점때문에 국내에서도 수요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독일 벤츠그룹의 AEG사와 기술제휴및 생산계약을 맺고 92년부터 생산에
나선 신화는 그동안 한국신용정보 삼성증권 부국증권 AT&T코리아
신촌세브란스병원 연세대등 20여개 기업에 납품 설치했다.

또 마사회에도 납품, 경주마 관리에도 사용하고 있다.

신화의 정의룡대표는 "자동무선인식시스템의 올매출을 2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엔 수요확대에 힘입어 내수 60억원 수출 40억원등
총 1백억원으로 잡고 있다"며 의욕적인 사업확대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신화는 종래의 주력사업이던 가죽원단사업은 현수준으로 동결하고
앞으로 정보통신을 주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교통흐름량에따라 신호주기를 바꿔주는 가변도로표지판사업에도
나서기로 하는 등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 김낙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