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의 시기와 폭이 정.관가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으로 촉발된 정국의 회오리바람은 이제
서서히 수습국면으로 들어가 연말개각으로 일단 한숨을 돌리게될 전망
이다.

김영삼대통령이 이수성 서울대총장, 김수환 추기경, 송월주 조계종총무
원장, 홍일식 고려대총장 등 각계각층의 원로들을 만나 국정전반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도 시국수습을 위한 연말개각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현재 청와대내에서는 어느 누구도 언제, 어느 폭으로 개각이
단행될 것인지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대부분의 청와대참모들도 "개각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전제, "개각시기와 폭은 대통령만이 아는 일"이라며 얘기를 꺼리고 있다.

다만 정기국회등 정치일정과 김대통령의 국정쇄신의지등을 감안해 그
시기와 폭을 점치고 있을 뿐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개각시기는 16일을 전후한 12월중순설과 23일을
전후한 12월하순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중순설은 이번 개각이 이홍구총리가 경질되는등 전면개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데 근거를 두고있다.

노.전씨 구속등으로 인한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를 수습하고 국정면모를
쇄신, 96년 15대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개각폭은 대폭이 될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따라서 총리가 바뀔 경우 정기국회가 끝나기 직전인 16일전후에 대폭
개각이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기국회가 19일 폐회된다는 점을 감안할때 그이후에 총리가 바뀌면
총리인준을 위해 임시국회를 소집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이총리의 경질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볼수 있다.

지난 1년동안 커다란 무리없이 내각을 이끌어온데다가 김대통령의 신임이
아직도 돈독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또 내년총선결과가 여권의 패배로 나타날 경우 다시 전면개각을 해야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총리의 경질여부는 김대통령도 신중을 기할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총리가 경질되지 않을 경우 개각은 구태여 국회일정에 맞출 필요가
없다는 전제아래 5.18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난후 23일을 전후로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여기에는 신한국당이 제출한 5.18특별법이 정기국회에서 여야간의 원만한
합의하에 통과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되고 있다.

그러나 개각시기와 관계없이 경제부처의 개각은 대폭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재형부총리가 고향인 청주에서 출마할 것이 확실시 되고있는데다
최인기 농수산장관, 오명 건설교통장관, 경상현 정보통신장관, 정근모
과기처장관, 이성호 보건복지장관, 김중위 환경장관, 박재윤 통상산업장관
등이 모두 개각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한이헌청와대경제수석의 지역구출마나 경제부처장관설이 꾸준히 나돌고
있어 경제팀의 대폭적인 물갈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홍부총리후임에는 한승수청와대비서실장이 거론되고 있으나 고향인 춘천
지역구민들의 출마요청이 강해 최종 낙점이 어떻게 될는지는 두고 볼일이다.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