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장세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기관투자가들이 결산기직전에 주중
실시하던 보유주식의 장부가현실화를 통한 이익실현을 크게 앞당기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당초기대와 달리 연말주가가 경기둔화추세와 5.18
특별법제정등 장외변수로 활기를 띠기 힘들것으로 전망되자 은행등 12월
결산 기관투자가들이 예년에는 결산직전인 12월후반에 집중적으로 실시했던
보유물량의 이익실현에 지난 10월부터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거래소에 신고된 자전거래규모만도 10월 1천7백10억원, 11월 1천9백
99억원으로 지난해 10월 1천1백20억원, 11월 1천억원보다 평균 75%가량
늘었을 뿐만아니라 하루거래량대비로도 크게 증가했다.

또 지난해에는 자전거래가 12월중 3천5백11억원으로 집중됐었다.

시중은행의 한 증권운용담당이사는 "경기가 하강추세라는 것이 분명해진
이상 당분간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하기 어려워보인다"면서 "운용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11월부터 이익이 난 종목을 중심으로 매매이익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시중은행의 증권투자부장도 이미 자전거래를 통해 평가이익이 난
종목들은 대부분 매매이익을 일찌감치 실현해 놓았다면서도 "매매이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이 삼성전자 한전 포철 국민은행등 일부종목에 불과한데다
지수영향력이 큰 이들종목을 쉽게 매도하기도 힘들어 실제이익실현규모는
얼마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 투신 증권등 3월결산법인들도 결산기까지 시간여유는 남았으나
장세회복가능성이 옅어짐에 따라 평가이익이 난 종목을 중심으로 이익
실현을 앞당길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정진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