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지중해연안 27개국 대표들은 외무장관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최종예비회담을 갖고 오는 2010년까지 자유
무역지대를 결성키로 합의했다.

EU 15개국과 지중해 남.동부 12개국 외무장관들은 27일 오후(현지시간)
2일간의 일정으로 첫 외무회담을 시작했으며 자유무역지대 결성을 비롯해
지중해국가들에 대한 EU의 차관 제공, 마약거래 및 테러 방지, 지역안보,
불법이민 억제 등 광범위한 문제를 협의, 공동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EU는 회담에서 앞으로 5년간 지중해연안국에 교육 및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필요한 자금 60억달러를 장기저리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는 대신 이들로부터
2010년까지 공산품 자유무역을 실현하고 테러와 마약거래를 방지하는데
힘쓰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예정이다.

요르단의 한 외교소식통은 테러 민족자결 불법이민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아직 각국의 견해가 일치하지 않아 막판진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유럽이 지중해지역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는 시발점이자
지중해연안의 빈국과 부국이 한자리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첫 모임이다.

하비에르 솔라나 스페인 외무장관은 이와 관련, "이번 각료회담은 EU와
지중해연안국이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는 역사적인 자리"라고 평가했다.

특히 유럽국가들이 경쟁력이 강한 아시아국가들에 맞서기 위해 지중해
연안국가들의 저임금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로서는 지리적인 인접성에도 불구하고 EU의 수출에서 지중해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8.5%,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에 불과하다.

이번 외무회담에는 주최국인 스페인을 비롯한 EU 15개 회원국과 이스라엘
터키 말타 키프러스 및 아랍 8개국(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팔레스타인
튀니지 모로코 알제리아) 대표들이 참석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