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사태의 책임자처벌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게 됨에 따라 해외의 유사한
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악하고 쓰라린 정치사를 경험한 국가들은 대부분 특별법을 만들어
책임자들을 응징했다.

특별법제정은 특히 국민여망에 따른 것이었다.

<>아르헨티나:특별법을 만들어 책임자들을 처벌한 가장 대표적인 국가이다.

장기간의 군정통치후 지난 83년 12월 문민시대를 연 라울 알폰신 전대통령
은 인권을 유린한 군정지도자들을 전원 법정에 세웠다.

알폰신대통령은 국민의 여론과 자신의 선거공약에 따라 먼저 1단계로 군부
의 인권유린행위를 조사할 특별검사제를 도입했다.

오랜 군정에 길들여진 당시의 사법당국은 군정지도자들의 과거비리를
제대로 캘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특별검사의 철저한 수사의지나 공소유지가 뒷받침되더라도 군
관계자 비리는 군법정에서만 재판을 받도록 규정한 법때문에 처벌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따라 형법과 형사소송절차를 손질, 과거 민간인들을 학살 고문한 군정
지도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길을 텄다.

알폰신취임후 약2년간 계속된 재판에서 인권유린의 주범 호르헤 비델라
전대통령과 납치고문의 주역인 마셰라전해군참모총장은 무기징역에
처해졌다.

군정시 또 한명의 대통령이었던 로베르토 비올라는 17년형을 언도받았다.

다른 군장성들에게는 4년에서 8년의 형이 확정됐다.

알폰신정권은 일련의 사정을 통해 군부의 무모한 정권창출과 인권유린행위
에 국민과 법의 심판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서유럽국가들은 인권침해나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에 대해
시효를 두지 않는다.

프랑스의회는 나치전범들을 단죄하기 위한 뉴른베르크 군사법정의 판결
시효가 만료될 무렵인 지난 64년 반인류범죄에 대해서는 시효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법을 제정했다.

암살이나 인종말살 집단추방등 비인간적 행위를 언제라도 추적, 처벌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 특별법이 적용된 대표적 사건은 2차대전시 독일점령하의 프랑스내에서
유태인학살에 관여한 폴 투비에르 재판.

그는 종전직후 궐석재판끝에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잠적했다.

그러나 사법당국은 범죄발생후 거의 50년이 흐른 지난해 투비에르를 체포,
종신형에 처했다.

<>독일:연방의회는 통독후 구동독정권당시 자행된 불법행위의 시효정지에
관한 법률을 제정, 철저한 과거청산의지를 천명했다.

이 법은 동독의 정권적 범죄행위에 대해 시효를 90년 10월의 통일시점후
부터 계산하고 있다.

그후 업무폭주로 처리와 수사가 지연되자 93년 9월 다시 특별법을 입법,
시효를 연장했다.

이 특별법에 따라 에곤 크렌츠 전동독공산당서기장등 동독정치국 수뇌부
5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군사쿠데타등 헌정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든 비상사태의 경험이
없는 미국에서는 소급입법이나 특별법을 제정할 필요성이 없다.

그러나 미국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을 위반한 공직자에 대해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특별검사를 임명, "법의 정의"를 실현하는 특별검사법
이라는 제도적 장치를 갖고 있다.

특별검사법에 의해 워터게이트스캔들의 리처드 닉슨전대통령이 처벌됐고
(대통령직사퇴), 지금은 현직 클린턴대통령이 연루된 화이트워터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검사가 임명돼 활동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