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80%대는 유지하고 있다"(쌍방울 백양 태창등 빅3)

"빅3의 시장점유율은 75% 이하로 떨어진지 이미 오래다"(후발업체)

고요하기만 하던 메리야스 팬티 등 내의시장이 소용돌이 속으로 말려
들고있다.

좋은사람들 전방군제 코오롱상사 해태상사등 후발업체가 패션내의를
앞세워 공격적 판촉에 나서면서 "빅3"이 독점해온 그간의 시장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

내의시장이 실질적인 경쟁체제로 들어섰다는 얘기다.

80년대까지만 해도 내의시장은 규모(연간 1조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드러내기 쉽지않은 "속옷"의 특성상 광고하기가 용이치않은데다
광고효과 또한 적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메이커 구분없이 "한데 모아놓고 파는" 재래시장 중심의
특이한 유통구조로 인해 신규업체가 브랜드 이미지를 심는게 거의
불가능했다.

그래서 빅3은 별어려움없이 90%가 넘는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해왔다.

상황은 그러나 90년대 들어 급변했다.

외의 겸용 내의가 등장하고 속이 훤히 비치는 패션이 유행하면서
내의에도 패션화의 바람이 불어닥친 것.

후발업체들이 속속 고가의 패션내의를 무기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그같은
차별화 전략이 먹혀들면서 내의시장의 구조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결과는 빅3의 점유율 하락으로 나타났다.

빅3이 내의시장의 90%이상을 장악하던 것은 이제 옛날 얘기가 됐다.

이 점은 빅3이 인정한다.

"쌍방울35% 백양32% 태창13%"(쌍방울주장), "백양35% 쌍방울32%
태창15%"(백양주장), "쌍방울32% 백양32% 태창20%"(태창주장) 등으로
빅3의 점유율은 어느 회사 주장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85%를 밑돈다.

물론 후발업체들은 자신들이 내의시장의 25%이상을 확보해 빅3의
점유율은 85%는 커녕 75%가 붕괴된지도 오래라고 반박한다.

이제는 빅3의 반격.

빅3은 후발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올들어 "유투존"(쌍방울)
"스콜피오"(백양) "OX"(태창)등의 고가 패션내의를 선보인데 이어
자사제품만 취급하는 직영점 개설에 착수했다.

상표가 무의미한 종전 재래시장 의존형 판매에서 벗어나 브랜드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빅3의 목표대로 80% 마지노선이 지켜질지, 후발업체들의 공언처럼
70% 이하로 떨어질지 주목된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