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서 21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9차 석유수출국기구(OPEC)
각료회담에 세계각국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OPEC 12개 회원국은 이번 회담에서 내년도 국제유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산유량 상한선 문제를 주요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기 때문이다.

OPEC는 과거에 비해 국제유가결정에 영향력이 줄었지만 국제원유시장
점유율 40%를 차지, 여전히 국제유가동향에 힘을 미치고 있다.

각국의 석유전문가들과 OPEC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내년도 산유량 상한선
을 금년도 수준에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담을 하루 앞둔 20일 아랍에미리트 라카드 석유장관은 "현행 하루
2천4백52만배럴 상한선을 1년간 동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본다"고 발언,
이같은 전망을 강력히 뒷받침했다.

알프레도 드크레인 미텍사코회장은 이보다 앞서 OPEC가 이번 회담에서
내년도 산유량을 "급증" 혹은 "급감"하도록 결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
하고 "수요공급에 비춰볼때 현행 생산상한선을 유지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영국의 레오 드롤라스 국제석유연구소 수석연구원을 비롯한 대부분
국제석유분석가들은 OPEC가 내년도 산유량 상한선을 동결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다만 동결조치를 내년6월 까지로 제한할 것인지 내년말까지 연장할
것인지가 이번 회담의 주요관심사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은 지난5월 이후 국제원유가(브렌트유기준)가 OPEC의 기대치
(21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16-17달러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데서 근거한다.

국제원유시장을 6:4로 분할하는 비OPEC산유국들과 OPEC회원국들이 올들어
산유량을 크게 늘린 것이다.

특히 OPEC회원국들은 올들어 각국의 쿼터량을 어기고 대폭 증산, 10월중
산유량이 생산상한선을 107배럴이나 초과한 하루 2,559만배럴로 집계됐다.

더욱이 내년도 대OPEC 석유수요는 올해보다 하루 40만배럴 줄어든
2,460만배럴로 추정한 보고서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발표, OPEC의
운신의 폭을 좁혔다.

이 보고서는 내년도 세계석유수요가 올해보다 하루160만배럴 증가한 하루
7,130만배럴로 예상했으나 비OPEC산유국들이 대폭 증산할 계획이어서 수요를
충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미에너지부는 비OPEC산유국들이 금년에 하루70만배럴을 증산
한데 이어 내년에는 하루 130만배럴을 증산할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OPEC가 이번 회담에서 내년도 산유량 상한선을 높일 경우,
국제유가는 13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예상했다.

반대로 유가인상을 목적으로 OPEC가 내년도 산유량상한선을 낮출 가능성도
희박하다.

충분한 공급여력이 있는 비OPEC산유국들이 부족한 공급량을 추가증산으로
벌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OPEC는 이번 회담에서 가봉의 회원국탈퇴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봉은 OPEC가 자국처럼 작은 나라에게 강대한 타외원국과 동일한 액수를
예산분담금으로 부과하고 있는데 항의, 탈퇴할 뜻을 비쳤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