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우택 < 국민투신 주식운용역 >


증시에 미치는 비자금파문의 영향력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한달간 70포인트나 급락한 조정장세의 주요인으로 비자금악재가
지목되고 있으며 향후 증시전망을 상당히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비자금사건만으로는 최근의 하락장세를 설명 할수 없을 것이다.

직전상승장세(5월~10월)의 배경과 한계성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증안개입으로 폴락세가 둔화되기 시작한 이후 줄곧 외국인의 강도높은
매수 지속, 금리하락세에 따른 국내기관들의 매수세회복및 경기연착륙
기대가 그간의 상승장세의 원동력이었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기관화양상 심화에 따른 주가양극화와 일반인의 지속적인
증시 이탈, 거래량축소로 대표되는 증시유동성 약화및 경기 연착륙실태에
대한 일말의 우려가 지속적인 상승장세에 장벽으로 등장했던 것이다.

여기에 10월이후 비자금 파문악재가 조정시점에서 돌출하면서 조정폭과
속도를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지지선으로 설정되었던 75일 이동평균선이 삼성전자등 우량주의
속락세로 힘없게 무너지고 이제 마지노선이 150일선(940포인트내외)에서
지지여부를 검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세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나, 이달 150일선의 지지력은 신뢰할만한
것으로 여겨진다.

심리적 지지선인 950포인트대와 150일및 200일이동평균 등 주요지지선이
중첩포진하고 있어 단기낙폭과대에 따른 자연스런 매수세형성이 기대되고
있으며 금리안정등 기본적 장세여건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비자금및 선거정국도래에 따른 불안감,외국인 매수세의
한계, 예탁금감소등 시장에너지 부족으로 본격상승장 전개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930포인트내외(5월이후 180포인트 상승폭의 50%조정)까지
의 일시적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수는 없으나 점차 비자금파문의 악재효과가
희석되며 연말로 갈수록 증시는 금융소득종합과세의 수혜처로서 재부각,
상승장세도래 가능성은 점증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장세전환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장세대응이 유효할
것으로 보여 최근 낙폭과 대우량주 및 실적호전이 뒷받침되는 보험 지방은행
중소형주에 대한 기술적매매로 대응함이 바람직하다.

단순실적우량주보다는 자산가치및 성장가치우량주(첨단관련주등)등 복합
재료종목군은 본격상승장도래시 주도주역할이 기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조정때마다 매수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아 보인다.

한편으로 장기간 소외된 은행주의 경우 국제적 합병붐에 영향받아
일정시점에서는 의외로 상승탄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므로 중기적관점의
저점매수전략을 혼용함이 바람직해 보인다.

반면 당분간 경기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운수장비 철강 유화업종등은
보다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며 구조적인 불황산업및 재무구조비우량
기업의 저가메릿차원의 매수는 다소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투자자들의 장세주도가 고객예탁금의 정체로 제약받고 있는데 반해
시중여유자금의 제도권유입은 증시의 기관화를 심화시킴으로써 향후장세의
구도는 광범한 우량주범주내에서의 순환매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