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난 기업에 대해서는 과거 회계감사가 부실하게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증권관리 위원회가 지정하는 외부감사인을
통해 감사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14일 재정경제원 관계자는 "과거 해당기업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기업들이 비자금을 조성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일반적인
경우 기업들은 외부감사인(공인회계사)을 자율적으로 선임토록 돼있으나
이번에 문제가 되는 기업에 대해선 증관위의 지정감사인제도를 활용토록
할 계획"이라고밝혔다.

이 관계자는 자율선임된 회계사의 경우 비자금조성 사실을 파악했으면서도
기업과의 결탁으로 지적을 않았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부실감사 행위가
명확히 드러난 감사인에 대해선 별도의 처벌도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이석채 재정경제원차관은 지난 13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답변에서 이번 비자금사건 연루기업에 대해선 부실감사 여부를 가려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었다.

현재도 증관위의 검사결과 <>재무제표 처리규정을 위반하거나 <>감사인
부당교체 <>결산기이후 4개월이내 외부감사인 미지정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증관위가 직권으로 외부감사인을 지정하고 있으나 지정감사인제
적용실적은 연간 1백건도 안되는 실정이다.

한편 재경원은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밝혀진 기업의 회계감사를 맡았던
공인회계사에 대해서는 부실감사 여부를 따져 문책하는 방안도 함께
강구하기로 했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