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은행협회연합회의 하시모토 도오루회장은 최근 스미토모은행과
다이와은행간 합병문제와 관련해 가진 기자회견중 "은행간 합병은
경영기반 강화에 도움이 된다.

금융기관의 경영자라면 현재 누구라도 합병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해 앞으로 금융업계재편이 더욱 가속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실제로 후지은행같은 경우는 "어느 은행과 합병하면 가장 효율적인지를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밝히기도 하는등 합병은 거스를수
없는 대세가 돼가고 있다.

은행간 합병을 부추기고 있는 요인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있다.

첫째는 현상태로 머물러서는 도쿄미쓰비시 스미토모.다이와은행 등
내년중 탄생예정인 수퍼은행들에 눌려 일거에 약체은행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점이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의 경우는 합병2년째부터 업무순익이 5천억엔정도로
확대되고 당기순이익도 적어도 1천5백억엔이상은 확보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여타은행들은 현재 당기순이익이 3백억-4백억엔에 불과하고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처럼 수익력에 격차가 생겨서는 예대금금리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키가 쉽지않다.

또하나 중요한 요인은 불량채권문제의 처리에 있다.

금융기관들이 안고있는 불량채권은 대장성의 공표기준으로도 40조엔에
달한다.

미금융당국의 경우는 실제불량채권규모가 1백조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장기신용은행업계와 신탁은행업계는 실질적 파산상태인 주전
(주택금융전문회사)문제처리때에도 필연적으로 거액의 손실을 입게된다.

8조엔에 이르는 주전의 손실을 어떻게 분담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설립모체에 부담을 돌리든 대출한 기관에 부담을 돌리든 이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노무라연구소는 주전처리문제로 신탁은행7사는 최소한 1조엔
장기신용은행 3사는 적어도 7천7백억엔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는 업계의 업무순익을 전액 투입한다고해도 2년이상이 걸리는
금액이다.

자체불량채권의 처리에도 홍역을 앓고 있는데 이같은 추가부담마저
안는 것은 감내하기 어렵다.

또 현상태에서 불량채권을 상각할 경우는 BIS(국제결제은행)가 정한
자기자본비율 8%마저도 유지할 수없다.

이같은 점들을 감안하면 앞으로 진행될 합병은 도시은행과 신탁은행이
결합하는 형태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규모의 효과를 기할 수있을 뿐아니라 업무영역도 확대할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중에서도 후지은행과 야스다신탁은행 사쿠라은행과
미쓰이신탁은행 산와은행과 토요신탁은행 등은 자본관계면등에서도
서로 관계가 깊어 언제 합병이 이뤄지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최근 도쿄증시에서 후지은행과 야스다신탁은행간의 합병설이 흘러나온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또 다른 가능성의 하나는 도시은행들이 상호결합하는 것이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이나 스미토모.다이와합병은행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규모 확대가 절실히 요청된다는 시각에서다.

이경우의 유력한 결합은 본점이 도쿄 오사카 나고야 홋카이도 등으로
지역기반이 다른 은행들이 서로 보완하는 형태로 결합하는 것이다.

합병전략에서 뒤처질 경우 도쿄.미쓰비시 스미토모.다이와란 2강이
독주하는 시대가 올 것임은 불을 보듯 훤하다.

스미토모와 다이와의 결합합의는 장기적 과제로 보이던 업계재편을
눈앞의 과제로 바꿔놓았다.

90년대들어 이미 10여건의 합병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업체들의 짝착기가
더욱 필사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금융분야 유명이코노미스트인 이쿠요 유시로씨는 "업계재편템포가
가속화되면서 21세기초반에는 일본의 은행수가 지금의 절반정도로
줄어 있을것"으로 단언하고 있다.

[ 도쿄 = 이봉구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