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박영배 특파원]우리나라의 안보리 진출은 지난 91년의 유엔 가입과
함께 한국 외교사의 개가로 평가되고 있다.

더우기 냉전 종식 이후 안보리의 역할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이사국으로
선출된 것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외교력과 경제력을 반영한 것으로 볼수
있다.

얼마전 유엔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김영삼대통령이 누누히 강조했든, 한국이
세계 11위의 경제대국(교역량 기준)이라는 사실,또 유엔의 지원아래 탄생된
한국이 이제는 국제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점등이 유엔
회원국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경제사회이사회에서의 한국의 발언권은 몰라보게 달라져 있다.

한국은 곧 "개발의 모범생"으로 대접받고 있으며 후발개도국들은 끊임없는
자문을 요청해 오고 있기도 하다.

한국보다 훨신 앞서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선언했던 스리랑카가 자진 사퇴한
배경도 따지고 보면 우리의 힘에 밀린 것으로 볼수 있다.

이런 경제.정치적인 상황에서 한국이 가장 영향력 있는 안보리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되면 우리의 국제적 위치는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라는게 이곳
외교사의 견해이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권한이 높아진 만큼 짊어져야할 책임도
많아졌다.

현재 0.8%인 유엔분담금도 늘려가야 하고 자발적 기여금도 대폭 올려야 할
입장이다.

당장 경제력에 걸맞는 재정부담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우리를 떠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김대통령도 "안보리이사국으로 진출한 이후 적정범위내에서
재정및 평화유지군(PKO)의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었다.

또 하나는 미국과의 관계정립이다.

미국의 눈치나 보며 거수기 노릇을 한다면 오히려 우리의 의치가 폄하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는 우리정부의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

이에대해 박수길 주유엔대표부대사는 "본국과 유엔대표부간의 정책협의가
긴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 목소리를 방지하기 위해서 임은 물론이다.

그는 이어 "한국이 유엔에서 사안마다 미국과 입장을 같이할 경우 안보리
진출은 의미가 없으며 국제협력과 지역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우리의 태도를
결정해야 할것"이라고 대체적인 가이드 라인을 밝혔다.

이제 우리나라는 안보리이사국진출을 계기로 대미일변도의 외교를 지양해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비동맹권이나 개도국들의 입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는 곧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첫 신호이며 자주외교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