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국내에 그 개념이 도입된지 30년밖에 안됐지만 현재 경영학의
가장 중요한 부문으로 자리잡고 있다.

"마케팅마인드"가 제조업자와 유통업자 모두에게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황의록교수(아주대.경영학)는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마케팅을 모르면
안된다는 점을 중시, 최근 "100전 101승 시장지배전략"(동아출판사간)을
펴냈다.

"70년대말까지 기업의 흥망은 해당산업의 부침과 맥을 함께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80년대에는 마케팅의 성공여부에 따라 기업의
성쇠가 좌우되고 있습니다"

그는 이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독점내지 지배적인 위치를 가지는 기업은
있을수 없다면서 항상 고객을 염두에 두고 끊임없이 새로운 마케팅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케팅은 고객을 창조하고 고객을 지키며 고객들로 하여금 자사와 거래
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신규고객 하나를 얻는데는 기존고객 한명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비용의 다섯배이상이 들어갑니다. 그만큼 고객창조가
어렵다는 뜻이지요"

그는 특히 기업의 수요확대전략이 타사시장을 탈취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자를 늘리는 쪽으로 전개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히펠이라는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상품의 새로운 용도 발견의 주체는
기업의 연구개발실이 아니라 소비자들이라고 합니다. 콜라의 원래 용도는
소화제였으나 여름날 갈증을 못이긴 소비자가 우연히 마시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청량음료로 바뀌었습니다. 밀가루를 부풀리는데 사용되는 베이킹
파우더를 냉장고의 탈취제로 사용하는 힌트를 준것도 소비자였습니다"

그는 소비자들은 판매자가 모르는 상품의 특성과 용도를 경험을 통해
터득한다면서 소비자들의 의견과 소비행동을 체계적으로 모니터하는 것이
마케팅의 첫걸음이라고 소개한다.

아울러 소비자에게 상품을 인식시키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개발된 상품을 시장에 진입시키는 것보다 먼저 소비자들에게 기억시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마케팅의 세계에 실존하는 것은 소비자의 인식뿐이죠.
소비자가 좋다고 느끼면 좋은 것이고 나쁘다고 느끼면 나쁜 것입니다"

마케팅이란 소비자의 인식을 좌우하는 기술이라면서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일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의 기억을 선점, 마음속에 특별한 이미지를 심어
주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설명한다.

황교수는 고려대심리학과를 나온뒤 서울대경영대학원을 거쳐 미오클라호마
주립대에서 마케팅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 유통산업연구소장도 맡고 있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