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면톱] 노씨 비자금 연 8.5% 이자 제시..실명전환 과정
노태우전대통령이 시중금융관행상 있을 수 없는 싼이자조건을 제공하는
대가로 한보상사명의로 실명전환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6일 한보그룹 박대근홍보담당상무(41)가 대검찰청기자실을
방문, 한보그룹이 노씨의 비자금 5백99억원을 한보상사명의로 실명전환하게
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드러났다.
이날 박상무는 "당시 실명제실시로 자금이 경색된 상황에서 한보측에
이 돈을 사채로 쓰지 않겠느냐는 모 중개인의 제의가 들어왔다"며 "이
중개인이 제시한 이자율은 연 8.5%였으며 5년거치후 원금과 이자를
한보상사가발행한 자가도어음으로 상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5년후 월1백억원씩 6개월에 걸쳐 갚기로 했다.
꺾기같은 것도 없었으며 제의한 사람은 알고있으나 검찰이 밝히지
않았으므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채조건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정상적인 금융거래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파격적인 조건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또 누구의 돈인지 알았나는 보도진의 질문에 "앞 필요가 없었다.
정태수회장은 중개인 말만 믿고 당시 자금담당 주규식상무를 보내 통장과
도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실명전환경위에 대해 그는 "아산만철강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바다를
매립하던 마지막단계에서 금융실명제가 전격적으로 실시돼 자금이 경색됐다.
당시 여러기업들에게 "괴자금"이 돌아다니고 있던 시절이었다.
이런 와중에 사채제의가 들어와 누구 돈인지 상관없이 돈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안강민대검중수부장이 정회장을 소환조사한 후 "정회장
이 노씨 돈인줄 알고 실명전환했다"고 설명한 대목과 상반된다.
박상무는 또 실명전환을 정회장이 직접했는가는 질문에 "아는 바 없다"고
대답했으며 차입한 이후 전주나 중개인을 만난 적 있나는 질문에 대해서도
"없다"고 말했다.
뇌물성자금제공 여부에 대해 그는 "뇌물성자금은 한 푼도 준 적이 없으며
지난 90년 북경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0억원이하의 성금을 낸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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